나의 일상
북한산 종주 후기
Jea
2004. 5. 16. 18:22
어제밤 시작한 북한산 종주. 인적을 느낄수 없는 북한산에서
걷고 또 걸었다. 나 자신에 대하며 많은 생각도 하였고. 내
마음속에 있던 많은 잡념을 털고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올수
있는 시간이였다. 물론 그런 가벼운 마음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
북한산 종주는 2번째. 작년 광복절에 용섭형, 정옥 누나와
종주를 했었고, 어제는 박정훈형과 종주를 같이했다. 언젠가는
한번 혼자서 종주를 해보고 싶다. 으슥한 산속에서 혼자 산행
하며 담력도도 키우고 좋은 경험이 될 듯. 하지만 어제는 절대
혼자가지 좋은날은 아니였지. 안개가 짙개 끼고, 안개덕에
공기는 무척이나 무거웠다. 숨이 금방 차오고 상당히 힘든
산행이였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산행후기를 적어볼까 한다.
어제 그냥 자기들과 놀자는 근주와 승하, 은영이를 뒤로하고
집에가서 등산장비를 챙기고 독바위역으로 향했다. 수리봉은
늘 불광역쪽에서 올라갔었는데, 독바위역에서는 처음이였다.
내가 도착한후 곧 도착한 정훈이형. 정훈이형이 바카스를 쏴서
바카스로 몸에 에너지를 보충하고 산행을 시작. 그때 시간이
11시 반. 중간중간 약간 물기가 있어 미끄러운 바위. 조심조심
하면서 수리봉 정상을 향해서 등산을 시작했다. 중간쯤에서
사람 한명 마주쳤지. 그 사람이 백운대까지의 종주동안 마주칠
마지막 사람일줄은 몰랐다. 작년 종주때는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역시 날씨 탓이겠지. 해드랜턴으로 바닥을 비춰가며 꾸준히
걸었고 중간중간 뒤를 바라보며 서울의 야경을 바라보았다.
수리봉 정상에 도착한 시간은 12시10분. 바람이 많이 불지 않는
날이였다. 그래도 봉우리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올라오며 흘린 땀을 식힐수 있는. 거기서 바라본 향로봉.
안개가 자욱하게 낀 향로봉의 모습이 우리를 환영하는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조심해서 산행하자고 정훈형과 다짐하며 향로봉
우회길로 향하였다.
향로봉은 그리 가파르지는 않지만 수리봉에서 내려가는길이
상당히 가파르고, 습기때문에 미끄러울것 같아서 우회길을
택하였다. 약간은 질은 그리고 안개속의 무거운 공기. 좀 힘들었다.
랜턴 불빛에 안개의 물기가 보일정도. 안개때문에 불빛이 멀리
가지 못하여 시야가 좁았다. 좁은 시야도 이번산행을 더욱더
피곤하게 만드는 이유중 하나였지. 가픈 숨을 몰아쉬며 부지런히
걸어서 향로봉을 우회해서 돌파했다. 그때 시간이 1시10분.
(이 시간은 정확하지 않다. 기억이 가물...^^;;) 거기서 잠시 쉬면서
새콤달콤도 먹고, 쏘세지 하나 까먹었다. 안개는 여전히 자욱했으나
나무숲 사이를 해치고 다시 능선에 들어서니 숨쉬기는 수월해졌다.
(흠 근데 써놓고 보니 꼭 히말라야 등반처럼 숨쉬기 곤란했던것처럼
글을 써버렸군. 그 정도는 아니였고, 숨쉬기 상쾌한 공기가 아닌
정도였지.) 잠쉬 쉬는데 금방 체온은 떨어지고, 몸에 찬기운이
돌았다. 그래서 바로 비봉을 향해서 출발을 했다.
비봉은 우회하지 않기로 했다. 비봉은 그다지 미끄러운 구간이
없을것 같았고, 딱 한구간만 잘 통과하면 되니까. 그리고 우회로는
너무너무 재미없으니~~ ^^ 비봉을 오르며 바위산을 올랐다.
정훈형의 등산화는 중간에 약간씩 밀렸지만, 나의 릿지화는 밀리지
않았지. ㅋㅋ 역시 바위에서는 릿지화가 짱이다. ^^ 비봉의 약간
어려운 구간도 홀드를 잘 잡으며 등반을 했고, 비봉에 별 어려움
없이 올라섰다. 그때 시간이 1시 40분경. 계속해서 문수봉을 향해서
걸어갔다. 문수봉에서 약간 고민 시작. 우회하느냐 문수봉을 그대로
치느냐. 약간 물기가 있을 문수봉을 친다는것. 약간 고민후 바로
치기로 결정했다. 문수봉 우회도로도 상당히 길어서 별로 가기
싫었지. 그리고 작년 중주때 유일하게 우회한 코스가 문수봉이여서
개인적으로 우회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문수봉에 바로 도전.
문수봉에서의 최대 도전은 역시 좁은 시야. 아무리 랜턴을 비춰도
안개에 걸려서 몇미터 비춰주질 못했다. 그리고 나는 문수봉에
오른 경험이 한두번 밖에 없어서 길 찾는데 도움이 되질 못했지.
그래도 정훈형이 길 잘 찾아서 문수봉도 문제없이 등반했다.
중간에 약간 길을 잘못들은적이 있긴했지만 No Problem이였다.
약간은 계단식으로 구성되어있는 문수봉. 그리고 가파르기도
하고. 등반하고 아쉬운점은 올라온길을 안개덕에 볼수가 없다는점.
얼마나 가파른 산을 올라온건지 뒤돌아보는 재미도 쏠쏠한게
종주의 묘미인데... 쩝 한치앞도 보기힘든 안개. 계속해서 걸어서
대남문까지 걸었다. 2시 20분경 대남문에 도착했다. 이정도면
상당히 빠른 페이스라고 생각되었다.
대남문에서 살짝쉰후 계속해서 걸었다. 가파른 코스는 이제 끝.
계속되는 워킹코스이다. 작년에는 서울의 멋진 야경을 보면서
걸었던 이길. 이놈의 안개덕에 야경은 커녕 불빛 보기도 어려웠다.
보인 불빛이라곤 문수봉에서 본 문수사의 불빛. ㅋㅋ 서울의 불이
모두 꺼졌을리도 없고. 쩝. 어둠속에서 조용히 둘이서 걸었다.
상당히 길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걸었는데... 어느새 칼바위 능선도
지나고 대동문 지나서 만경대 초입근처까지 도착했다.
2시반 약간 넘어서 대남문에서 출발하여 3시 20분경에 동장대에
도착한듯. 암튼 굉장히 빨리 도착한듯한 느낌이였다. 동장대에서
쉬면서 영양갱도 먹고 음료수도 마셨다. 물이 좀 부족하게 느껴졌다.
원래 계획은 북한산 대피소 근처에 있는 약수처에서 물을 보충하는
거였는데, 정처없이 걷다가 그냥 지나처 버렸지. 그래서 물을
아껴서 먹으며 종주를 계속하기로 했다. 동장대에서 쉬다보니
금방 또 체온이 떨어졌고, 나는 몸에 떨림이 올정도여서 출발을
서둘르게 되었다. 몸의 떨림은 다시 걷기시작하자 곧 없어졌다.
동장대에서 시작한 만경대 우회길. 만경대도 바로 치면 좋겠지만,
중간중간 물이 있으면 아주 위험한 구간이 있으므로 만경대는
우회하기로 했지. 만경대 바로치는것도 상당히 긴 코스인데,
우회도로는 더욱더 길었다. 거기에다 길은 진흙길. 흙탕물을
튀기며 미끌미끌한길을 걸어갔다. 아마도 이 길이 이번 종주의
최대 난코스였다. 미끄러지면 흙탕물을 뒤집어 쓰게되는~~ ^^
대남문을 지나면서부터 안개는 많이 없어져서 시야도 넓어지고
공기도 한층 가벼워져서 좋았다. 하지만 만경대 우회길은 너무도
길었고, 밤새는 산행이여서 몸도 많이 피곤해지는 시간이였다.
만경대 진흙길을 벗어나 위문을 향해서 올라가는길. 너무너무
힘들었다. 중간에 잠시 쉬다 체온 떨어지기전에 바로 등반시작해서
위문에 도착했다. 그때 시간이 4시20분경. 위문서 잠시 쉬다가
배낭을 두고 백운대 오르기로 했다. 가파른 백운대. 지칠대로 지친
다리를 끌고 등반하는데... 쩝. 정말 힘들었다. 막판에는 기다
시피해서 등반을 했다. 그리고 결국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는 백운대
정상에 도착. 숨을 고른후 종주내내 질르고 싶었던 고함을 질렀다.
야~~~~~~~~~~~~~~~~~~ 호~~~~~~~~~~~~~~~~
백운대 정상. 날이 살짝 밝아오기 시작했다. 만경대 넘어서 있는
봉우리들에는 아직도 짙은 안개가 껴있는것을 볼 수 있었다.
구름바다가 바람타고 능선을 넘어가는듯한 모습. 정훈형은
설악산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했다. 정말 멋진 풍경이였지.
저 짙은 안개속을 해치고 종주를 했다니~~ ^^ 해뜨는걸 볼수 있을
정도로 맑은 날씨는 아니여서 그대로 백운대를 내려왔다. 위문에서
가방을 챙기고 백운산장에 도착. 첫 등산객들과 마주쳤다. 정훈형은
시장기가 조금 있는지 김밥을 먹었고, 나는 피곤도 하고 몸이 무거워
지면 걷기 힘들것 같아서 먹지한고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 백운
산장에 있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서 이미 바닥난 물병을 채웠고
시원하게 물을 마셨지. 약간 철맛이 나긴했어도 몸에서 많이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해 줘서 좋았다.
5시 3분. 식사를 마치고 백운산장에서 출발한 시간. 계속해서 걸어서
인수산장을 향해 하산 했다. 무릅에 충격이 와서 다리도 저리긴
했지만 그래도 힘은 별로 들지 않았다. 인수산장에 5시 20분경 도착.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음에도 인수산장에는 텐트가 꽤 있었다.
물론 그런 일기예보가 없었으면 사람들이 훨씬더 많았겠지만...
야영장의 많은 텐트들을 지나서 깔딱고개에 도착했다. 이고개만
내려가면 종주 완료이다. 식사를 해서 힘든지 정훈형은 잠시 쉬었다
가자고 해서 깔딱고개에서 숨을 돌린후 바로 하산시작. 별로 어렵지
않은 깔딱고개를 휘리릭~ 내려갔다. 5시 50분경 도착한것 같다.
매표소전에 있는 작은 약수터에서 정훈형과 세수를 한후 도선사
광장으로 나왔다. 으아~~ 종주 완료. 정확히 11시 40분경 시작해서
5시50분경 끝났으니 6시간 조금 더 걸린 종주. 지난번 종주보다
시간을 1시간 이상 단축한것 같다.
도선광장에서 택시를 기다려볼까 하다가 그냥 천천히 아스팔트길을
내려가기 시작하는데 지나가는 택시. 정말 구쇠주처럼 느껴졌다.
얼른 잡아서 택시타고 버스정류장으로 내려갔다. 이길마져 걸었으면
정말 힘들을꺼란 생각이 든다. 버스정류장에 금방 도착. 나는 6-1을
타고 시내로 나가고, 정훈형은 고대쪽으로 간다며 28번을 타고 갔다.
집이 멀어서 아마 대학근처에서 잘 모양이다. 서로 수고했다며 인사
하고 헤어졌다. 버스탄 시간이 6시경. 버스를 타고 4호선 수유역에서
지하철로 갈아타 집으로 왔다. 집에 도착한 시간은 7시 10분경.
가볍에 세수하고, 발 닦고 침대로 들어갔다. 피곤해서 그런지
몸살기운이 살짝들었고.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오후 2시반
까지. ^^
이번 야간 종주는 어려운점이 많았다. 비온후여서 약간 미끄러운
산길. 짙은 안개로 좁아진 시야, 그리고 무거운 공기. 안개덕에
별하나 보기 힘들었고, 서울야경도 볼수가 없었다. 대남문에서
동장대길은 서울야경 바라보며 차가운 칼바람 맞는 재미로
걷는 길인데... 칼바람도 없고, 불빛도 볼수가 없었다. 그래도
좋았다. 지칠도록 걸었고, 땀도 무진장 흘렸고. 많은 스트레스로
무거웠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고. 나에게 뜻깊은 시간이였다.
하지만 두번다시 야간산행을 하고 싶지는 않다. 몸에 무리가
심한것 같다. 엄마와 마찬가지로 심장이 좋지 않은데, 어제
무리해서 걸은 덕에 심장에 좀 무리가 온것 같다. 어쩌면
마지막일 될것 같은 야간 종주산행. 그런 생각이 들어서 후기를
자세하게 적어볼려고 한것이다. 이것 이외에도 적을것이 많다.
내가 걸었던 등산로의 묘사 외에도 내가 생각했던 일들, 그리고
내가 깨달았던 내마음속 깊은곳에 묻혀있던 나의본심. 기타등등
적고싶은것들 그리고 가족에게 그리고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상당히 많다. 천천히 하지만 꼭 해야만 할 이야기들이...
좀 더 자세하게 적고 싶었지만,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서 내용을
덧붙이기로 하고 산행기를 마친다.
걷고 또 걸었다. 나 자신에 대하며 많은 생각도 하였고. 내
마음속에 있던 많은 잡념을 털고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올수
있는 시간이였다. 물론 그런 가벼운 마음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
북한산 종주는 2번째. 작년 광복절에 용섭형, 정옥 누나와
종주를 했었고, 어제는 박정훈형과 종주를 같이했다. 언젠가는
한번 혼자서 종주를 해보고 싶다. 으슥한 산속에서 혼자 산행
하며 담력도도 키우고 좋은 경험이 될 듯. 하지만 어제는 절대
혼자가지 좋은날은 아니였지. 안개가 짙개 끼고, 안개덕에
공기는 무척이나 무거웠다. 숨이 금방 차오고 상당히 힘든
산행이였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산행후기를 적어볼까 한다.
어제 그냥 자기들과 놀자는 근주와 승하, 은영이를 뒤로하고
집에가서 등산장비를 챙기고 독바위역으로 향했다. 수리봉은
늘 불광역쪽에서 올라갔었는데, 독바위역에서는 처음이였다.
내가 도착한후 곧 도착한 정훈이형. 정훈이형이 바카스를 쏴서
바카스로 몸에 에너지를 보충하고 산행을 시작. 그때 시간이
11시 반. 중간중간 약간 물기가 있어 미끄러운 바위. 조심조심
하면서 수리봉 정상을 향해서 등산을 시작했다. 중간쯤에서
사람 한명 마주쳤지. 그 사람이 백운대까지의 종주동안 마주칠
마지막 사람일줄은 몰랐다. 작년 종주때는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역시 날씨 탓이겠지. 해드랜턴으로 바닥을 비춰가며 꾸준히
걸었고 중간중간 뒤를 바라보며 서울의 야경을 바라보았다.
수리봉 정상에 도착한 시간은 12시10분. 바람이 많이 불지 않는
날이였다. 그래도 봉우리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올라오며 흘린 땀을 식힐수 있는. 거기서 바라본 향로봉.
안개가 자욱하게 낀 향로봉의 모습이 우리를 환영하는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조심해서 산행하자고 정훈형과 다짐하며 향로봉
우회길로 향하였다.
향로봉은 그리 가파르지는 않지만 수리봉에서 내려가는길이
상당히 가파르고, 습기때문에 미끄러울것 같아서 우회길을
택하였다. 약간은 질은 그리고 안개속의 무거운 공기. 좀 힘들었다.
랜턴 불빛에 안개의 물기가 보일정도. 안개때문에 불빛이 멀리
가지 못하여 시야가 좁았다. 좁은 시야도 이번산행을 더욱더
피곤하게 만드는 이유중 하나였지. 가픈 숨을 몰아쉬며 부지런히
걸어서 향로봉을 우회해서 돌파했다. 그때 시간이 1시10분.
(이 시간은 정확하지 않다. 기억이 가물...^^;;) 거기서 잠시 쉬면서
새콤달콤도 먹고, 쏘세지 하나 까먹었다. 안개는 여전히 자욱했으나
나무숲 사이를 해치고 다시 능선에 들어서니 숨쉬기는 수월해졌다.
(흠 근데 써놓고 보니 꼭 히말라야 등반처럼 숨쉬기 곤란했던것처럼
글을 써버렸군. 그 정도는 아니였고, 숨쉬기 상쾌한 공기가 아닌
정도였지.) 잠쉬 쉬는데 금방 체온은 떨어지고, 몸에 찬기운이
돌았다. 그래서 바로 비봉을 향해서 출발을 했다.
비봉은 우회하지 않기로 했다. 비봉은 그다지 미끄러운 구간이
없을것 같았고, 딱 한구간만 잘 통과하면 되니까. 그리고 우회로는
너무너무 재미없으니~~ ^^ 비봉을 오르며 바위산을 올랐다.
정훈형의 등산화는 중간에 약간씩 밀렸지만, 나의 릿지화는 밀리지
않았지. ㅋㅋ 역시 바위에서는 릿지화가 짱이다. ^^ 비봉의 약간
어려운 구간도 홀드를 잘 잡으며 등반을 했고, 비봉에 별 어려움
없이 올라섰다. 그때 시간이 1시 40분경. 계속해서 문수봉을 향해서
걸어갔다. 문수봉에서 약간 고민 시작. 우회하느냐 문수봉을 그대로
치느냐. 약간 물기가 있을 문수봉을 친다는것. 약간 고민후 바로
치기로 결정했다. 문수봉 우회도로도 상당히 길어서 별로 가기
싫었지. 그리고 작년 중주때 유일하게 우회한 코스가 문수봉이여서
개인적으로 우회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문수봉에 바로 도전.
문수봉에서의 최대 도전은 역시 좁은 시야. 아무리 랜턴을 비춰도
안개에 걸려서 몇미터 비춰주질 못했다. 그리고 나는 문수봉에
오른 경험이 한두번 밖에 없어서 길 찾는데 도움이 되질 못했지.
그래도 정훈형이 길 잘 찾아서 문수봉도 문제없이 등반했다.
중간에 약간 길을 잘못들은적이 있긴했지만 No Problem이였다.
약간은 계단식으로 구성되어있는 문수봉. 그리고 가파르기도
하고. 등반하고 아쉬운점은 올라온길을 안개덕에 볼수가 없다는점.
얼마나 가파른 산을 올라온건지 뒤돌아보는 재미도 쏠쏠한게
종주의 묘미인데... 쩝 한치앞도 보기힘든 안개. 계속해서 걸어서
대남문까지 걸었다. 2시 20분경 대남문에 도착했다. 이정도면
상당히 빠른 페이스라고 생각되었다.
대남문에서 살짝쉰후 계속해서 걸었다. 가파른 코스는 이제 끝.
계속되는 워킹코스이다. 작년에는 서울의 멋진 야경을 보면서
걸었던 이길. 이놈의 안개덕에 야경은 커녕 불빛 보기도 어려웠다.
보인 불빛이라곤 문수봉에서 본 문수사의 불빛. ㅋㅋ 서울의 불이
모두 꺼졌을리도 없고. 쩝. 어둠속에서 조용히 둘이서 걸었다.
상당히 길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걸었는데... 어느새 칼바위 능선도
지나고 대동문 지나서 만경대 초입근처까지 도착했다.
2시반 약간 넘어서 대남문에서 출발하여 3시 20분경에 동장대에
도착한듯. 암튼 굉장히 빨리 도착한듯한 느낌이였다. 동장대에서
쉬면서 영양갱도 먹고 음료수도 마셨다. 물이 좀 부족하게 느껴졌다.
원래 계획은 북한산 대피소 근처에 있는 약수처에서 물을 보충하는
거였는데, 정처없이 걷다가 그냥 지나처 버렸지. 그래서 물을
아껴서 먹으며 종주를 계속하기로 했다. 동장대에서 쉬다보니
금방 또 체온이 떨어졌고, 나는 몸에 떨림이 올정도여서 출발을
서둘르게 되었다. 몸의 떨림은 다시 걷기시작하자 곧 없어졌다.
동장대에서 시작한 만경대 우회길. 만경대도 바로 치면 좋겠지만,
중간중간 물이 있으면 아주 위험한 구간이 있으므로 만경대는
우회하기로 했지. 만경대 바로치는것도 상당히 긴 코스인데,
우회도로는 더욱더 길었다. 거기에다 길은 진흙길. 흙탕물을
튀기며 미끌미끌한길을 걸어갔다. 아마도 이 길이 이번 종주의
최대 난코스였다. 미끄러지면 흙탕물을 뒤집어 쓰게되는~~ ^^
대남문을 지나면서부터 안개는 많이 없어져서 시야도 넓어지고
공기도 한층 가벼워져서 좋았다. 하지만 만경대 우회길은 너무도
길었고, 밤새는 산행이여서 몸도 많이 피곤해지는 시간이였다.
만경대 진흙길을 벗어나 위문을 향해서 올라가는길. 너무너무
힘들었다. 중간에 잠시 쉬다 체온 떨어지기전에 바로 등반시작해서
위문에 도착했다. 그때 시간이 4시20분경. 위문서 잠시 쉬다가
배낭을 두고 백운대 오르기로 했다. 가파른 백운대. 지칠대로 지친
다리를 끌고 등반하는데... 쩝. 정말 힘들었다. 막판에는 기다
시피해서 등반을 했다. 그리고 결국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는 백운대
정상에 도착. 숨을 고른후 종주내내 질르고 싶었던 고함을 질렀다.
야~~~~~~~~~~~~~~~~~~ 호~~~~~~~~~~~~~~~~
백운대 정상. 날이 살짝 밝아오기 시작했다. 만경대 넘어서 있는
봉우리들에는 아직도 짙은 안개가 껴있는것을 볼 수 있었다.
구름바다가 바람타고 능선을 넘어가는듯한 모습. 정훈형은
설악산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했다. 정말 멋진 풍경이였지.
저 짙은 안개속을 해치고 종주를 했다니~~ ^^ 해뜨는걸 볼수 있을
정도로 맑은 날씨는 아니여서 그대로 백운대를 내려왔다. 위문에서
가방을 챙기고 백운산장에 도착. 첫 등산객들과 마주쳤다. 정훈형은
시장기가 조금 있는지 김밥을 먹었고, 나는 피곤도 하고 몸이 무거워
지면 걷기 힘들것 같아서 먹지한고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 백운
산장에 있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서 이미 바닥난 물병을 채웠고
시원하게 물을 마셨지. 약간 철맛이 나긴했어도 몸에서 많이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해 줘서 좋았다.
5시 3분. 식사를 마치고 백운산장에서 출발한 시간. 계속해서 걸어서
인수산장을 향해 하산 했다. 무릅에 충격이 와서 다리도 저리긴
했지만 그래도 힘은 별로 들지 않았다. 인수산장에 5시 20분경 도착.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음에도 인수산장에는 텐트가 꽤 있었다.
물론 그런 일기예보가 없었으면 사람들이 훨씬더 많았겠지만...
야영장의 많은 텐트들을 지나서 깔딱고개에 도착했다. 이고개만
내려가면 종주 완료이다. 식사를 해서 힘든지 정훈형은 잠시 쉬었다
가자고 해서 깔딱고개에서 숨을 돌린후 바로 하산시작. 별로 어렵지
않은 깔딱고개를 휘리릭~ 내려갔다. 5시 50분경 도착한것 같다.
매표소전에 있는 작은 약수터에서 정훈형과 세수를 한후 도선사
광장으로 나왔다. 으아~~ 종주 완료. 정확히 11시 40분경 시작해서
5시50분경 끝났으니 6시간 조금 더 걸린 종주. 지난번 종주보다
시간을 1시간 이상 단축한것 같다.
도선광장에서 택시를 기다려볼까 하다가 그냥 천천히 아스팔트길을
내려가기 시작하는데 지나가는 택시. 정말 구쇠주처럼 느껴졌다.
얼른 잡아서 택시타고 버스정류장으로 내려갔다. 이길마져 걸었으면
정말 힘들을꺼란 생각이 든다. 버스정류장에 금방 도착. 나는 6-1을
타고 시내로 나가고, 정훈형은 고대쪽으로 간다며 28번을 타고 갔다.
집이 멀어서 아마 대학근처에서 잘 모양이다. 서로 수고했다며 인사
하고 헤어졌다. 버스탄 시간이 6시경. 버스를 타고 4호선 수유역에서
지하철로 갈아타 집으로 왔다. 집에 도착한 시간은 7시 10분경.
가볍에 세수하고, 발 닦고 침대로 들어갔다. 피곤해서 그런지
몸살기운이 살짝들었고.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오후 2시반
까지. ^^
이번 야간 종주는 어려운점이 많았다. 비온후여서 약간 미끄러운
산길. 짙은 안개로 좁아진 시야, 그리고 무거운 공기. 안개덕에
별하나 보기 힘들었고, 서울야경도 볼수가 없었다. 대남문에서
동장대길은 서울야경 바라보며 차가운 칼바람 맞는 재미로
걷는 길인데... 칼바람도 없고, 불빛도 볼수가 없었다. 그래도
좋았다. 지칠도록 걸었고, 땀도 무진장 흘렸고. 많은 스트레스로
무거웠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고. 나에게 뜻깊은 시간이였다.
하지만 두번다시 야간산행을 하고 싶지는 않다. 몸에 무리가
심한것 같다. 엄마와 마찬가지로 심장이 좋지 않은데, 어제
무리해서 걸은 덕에 심장에 좀 무리가 온것 같다. 어쩌면
마지막일 될것 같은 야간 종주산행. 그런 생각이 들어서 후기를
자세하게 적어볼려고 한것이다. 이것 이외에도 적을것이 많다.
내가 걸었던 등산로의 묘사 외에도 내가 생각했던 일들, 그리고
내가 깨달았던 내마음속 깊은곳에 묻혀있던 나의본심. 기타등등
적고싶은것들 그리고 가족에게 그리고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상당히 많다. 천천히 하지만 꼭 해야만 할 이야기들이...
좀 더 자세하게 적고 싶었지만,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서 내용을
덧붙이기로 하고 산행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