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3. 21. 20:58

PDA사용기 5탄, Clie TG50

다섯번째 PDA는 TG50(TG때문에 별명은 클량에선 삼보라 불륀다. ^^)이다. 2003년 6월부터 8월달까지 사용했던 PDA이다. 얇은 키보드가 달려있어서 사전용으로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에 지른 녀석이다. 사실 형에게 NX70을 지르게 하고, 나까지 NX 시리즈로 가는게 좀 그래서 TG50을 지르게 되었지. 상당히 마음에 드는 기종이였고 완성도도 높은 기종이였지만, 기변병에 심각하게 걸려있던 시기여서 아쉽게도 2개월 사용뒤 팔아버리게 되었다.


(기본적은 TG의 모습)

TG50은 주문하기전에 이미 악세사리를 모두 준비한 녀석이다. 액정보호지, 투명덥개 등을 다 준비해 놓고, 기기만 도착하기를 기다렸지. 도착하자마자 원래 TG-50 전체를 덥는 덥개는 벗기고 투명한 제질로 액정만 보호해 주는 덥개로 바꿔주고, 거기에 액정보호지까지 바로 입혀 주었다. 시작부터 애지중지 했던 모델.


(투명덥개로 교체한 모습. 덥개를 열지 않고 액정을 볼수 있고, 바로 키보드로 입력이 가능하다. TG유저에게는 굉장히 유용한 커버이다. 덕분에 기본으로 들어있는 커버는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사실 뽀대는 기본 커버가 더 나지만 실용성이 떨어진다.)

TG50은 처음으로 사용해 보는 OS 5.x 제품이였다. Palm에서 4.x에서 고수하던 드래곤볼 CPU를 버리고, 모바일의 대세인 Arm CPU로 옮긴 제품. 속도도 맘에 들었고, 단순한 텍스트 환경에서 벗어난 팜 OS도 맘에 들었다. 나에게는 별로 필요 없는 기능이지만 블루투스도 내장되어 있어서 블루투스 핸드폰과 연결해서 무선인터넷을 즐기는 사용기가 심심치 않게 올라왔고, 데스크탑과도 블루투스로 핫싱크하는 강좌가 많이 올라왔었다. 무선으로 연결하는건 참 재밌는일이지. 나에게 포켓룩스가 아직 있었으면 서로 연결해 보는것도 재밌을꺼란 생각이 들었던 기능.

TG50으로 와서 제일 맘에 들은점은 동영상이였다. 클리앙 자료실에 많은 MQV포맷의 동영상이 올라왔는데, PDA로 동영상이 잘나와 봤자지, 하는 생각으로 자위하곤 했는데... 실제로 MQV를 보는순간 감동이 밀려왔다. 볼만하군. 그것도 깨끗하게. 키노마나 PPC의 WMA와는 화질이 비교 안될정도로 좋아 보였다. 그리고 끊김없고, 스크롤에도 전혀 문제가 없는... TG50으로 출퇴근 하면서 이니샬D, 야마토 나데시코 등의 만화와 드라마를 봤는데, 시간이 참 잘도 가더군. 배터리 성능도 좋아서 드라마 2~3편 봐도 쌩쌩했다. TG50은 변광쇠 배터리로 통하는 녀석.

코믹구루로 만화를 볼때는 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작은 스크린으로 인한 많은 스크롤. 그래도 심심할때 한편씩 보는 만화는 꽤 재미있었다.

TG50은 음악들을때 화이트 노이즈가 들리는걸로 많은 사람들의 불평글을 읽을수 있었다. 내 기계는 운이 좋았는지 노이즈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음악듣기에 괜찮았지. 다만 불편한 점은 한글 파일명 인식이 안되서 영어로 파일명을 변경해서 음악을 넣어야 한다는 점과, 리모콘이 없어서 주머니에 넣고 조작하는게 불편하다는 점. 그 외에는 음악기기로써 괜찮은 기기이다.


(떰키보드의 모습. 처음에는 약간 뻑뻑했지만, 사용함에 따라 부드럽게 길이 들었다. 누르면 불도 들어와서 빛이 없는 공간에서도 입력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기존의 팜과 달리 TG50에는그래피티 영역이 없다. 스크린 하단에 미니 키보드가 대신 달려있지. 이것인 편할수도 있고, 불편할수도 있는 요소이다. 그래피티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들은 편하게 키보드로 입력하면서 사용할수 있지만, 나처럼 그래피티에 익숙하고 핫스왑을 잘 활용하는 사람에게는 약간 불편하게 느껴졌다. (핫스왑은 그래피티의 특정영역에 선을긋는것으로 명령을 내리는 방법) 입력할 양이 많을때는 키보드가 있는게 편하고, 또 사전으로 사용할때 단어입력에 편리한 점도 있지만, 터치스크린으로 버튼을 누르면서 입력을 해야할때는 약간의 불편함이 따른다.

TG50은 구매한지 약 2달후에 중고시장에 팔리게 되었다. 클리앙에서 NX80과 TG50 비교 사용기를 읽고 NX80이 TG에 비해 그리 크지도 않고, 여러가지 편리한점이 보여서 NX80으로의 기변 시도였지. 기변을 위해 나자신을 다음과 같이 설득했다.

1. 음악듣는데 리모콘이 없어서 불편하다. NX80에는 있다.
2. 화면이 작다. 전에 쓰던 너삼삼(SJ33)보다도 작다. 반면 NX80은 무지 크다.
3. NX80으론 사진도 찍을수 있다.
4. 블루투스는 나에게 별 필요 없는 기능이다.
5. 그래피티가 그립니다. 가상 그래피티를 띄울수 있지만, 단축키도 없고, 좀 어색하다.

참 생각해 보면 재밌는 자기 합리화이지만... 결국에는 TG50을 팔고 당시 구매대행 업체를 통해서 NX80을 주문하게 된다. 하지만 다음날 아이팟 3세대에 뽐뿌를 받아서 주문 취소하고 아이팟 10G를 주문하게 된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데, 내가 이용하려했던 구매대행 업체는 약속을 어기고 한달이나 늦게 배송하는걸로 유명했던걸 생각하면 잘한 선택이였던것 같다. 하지만 흑백의 저해상도 PDA인 S320만 가지고 다니기에는 뭔가가 부족했고... 그 이유로 Tungsten E를 구매하게 되었다.


PS: 사진은 Pidian.com에서 퍼왔다. 컴퓨터 폴더를 모조리 뒤졌는데, TG를 찍은 사진이 한장도 나오질 않았다. 한장도 찍지 않은건 아닐텐데... Pidian 리뷰어게 정식 허가도 받지 않고 올려서 마음에 걸린다. 혹시라도 보신다면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