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9. 30. 01:52

Friends

드라마 Friends의 10개 시즌의 모든 에피소드를 드디어 다 보았다.
그 동안은 가끔 TV에서 해줄때 마다, 단편적으로 보아서 연결되는
스토리를 전혀 모르고 한편 한편 보면서 그 에피소드에 잠재되어
있는 재미만 느낄수 있었지. 그래도 재밌던 시트콤이였다.

그러다 작년에 자주가는 동호회에서 프랜즈 전 에피소드를 공유
한적이 있었다. 그 때 다 받아뒀는데, 정작 보기는 좀 귀찮더군.
"그 많은 에피소드들을 언제 다 본뎅..." 하는 생각에 시작도 하지
않고 있었지. 그러다가 이번 여름에 PPC로 PDA를 기변하면서
프랜즈를 PDA 포맷으로 변환해서 보기 시작했다. 프랜즈 한
에피소드의 길이는 20분 남짓하다. 출퇴근 길에 한편씩 보고
회사에서 쉴때 한편 보면서 쉬기 딱 좋았지. 그런식으로 몇달을
보다보니 시즌 10까지 모두 보게 되었다. 시즌 1의 에피소드 1
부터 차근차근 보다보니 스토리의 연결성도 알게되고, 이전 에피
소드와 연결되어 웃기는 부분도 있어서 정말 재미있었다. 화장실
에서 이어폰 꼽고 보다가 웃겨서 화장실에서 웃으니, 태연이가
이상하게 생각한적도 있었지.

시즌 10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그들이 언제나 모이는 모니카의
아파트를 떠나가면서 끝이 난다. 모니카와 챈들러는 갓 태어난
그들의 아기들과 새집으로 이사를 가지. 6명의 친구들은 모두
가지고 있는 그 집의 열쇠를 선반위에 두고, 그 들의 아지트인
커피하우스로 커피한잔하러 간다. 깨끗이 정리된 집을 한번 비춰
주며 드라마는 끝을 맺지. 10년동안 계속되면서 많은 시청자들
에게도 휴식처가 되었을 그 아파트의 마지막 모습이라... 왠지
모를 아쉬움이 돌았다.

시즌 10에서는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Friends에서 가장 괴팍한
성격에 미스터리한 과거를 지닌 피비가 마이크와 결혼을 하게
되고. 조이와 레이첼이 잘 되갈것 같다가 로스가 자꾸 두사람 눈에
밟혀서 이뤄지지 못하고... 아이를 그렇게 원하던 챈들러와 모니카
는 쌍둥이 아이를 입양하는데 성공하고. 파리에서 일하는 새로운
직장을 얻은 레이첼은 로스와의 사랑을 확인하고 뉴욕에 남아
다시 커플로 돌아간다. 슬프게 종반부로 치닫다가 헤피엔딩으로
끝맺음 한거지.

Friends에는 6명의 친구들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그들이 사회에서
겪는 일들을 중심으로 에피소드 하나하나를 구성하고 있다. 6명의
사람들은 전형적인 미국인들을 표현하고 있지. 부자집에서 태어나
이쁘지만 좀 Spoiled하고 slutty한 sorority girl을 보여주는 레이첼.
먹을것을 참지못해서 먹다보니 엄청 뚱뚱하고, 그러다가 충격먹어
엄청나게 다이어트해서 이젠 뼈박에 없어보이는 모니카. 그녀는
정리가 안된것을 보면 참지 못하는 강박관념을 가졌다. 그리고
그런것들을 직접 처리하지 않으면 안되는 결벽증 환자. 그의 오빠
로스는 공부만하는 전형적인 미국형 nerd의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 공룡을 너무도 좋아하는 로스이다. 어떤 말이든 말을 꼬아서
농담으로 만들어야하는 챈들러. 그런 녀석 어딜가나 꼭있지. ㅋㅋ
여자들에게 인기 만점이나 심각한 관계를 가져본적이 없는 조이.
불행한 과거를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환경을 사랑하는
채식주의자 피비. 6명다 미국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그런 캐릭터들이다. 그런 친숙한 캐릭터들이 이끄는것이 이
드라마가 10년동안 장수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직도 미국에서는 저녁시간이면 재방송되고 있을 프랜즈를 상상
해 본다. 저녁먹고 잠시 쉴때 임의로 선택되어 방영되는 에피소드를
다시 보는것...... 참 즐거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