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12. 00:45

칼리마바드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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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게 싸늘한 기운이 감도는 저녁. 숙소 발코니에 있는 벤치에
누워 하늘을 본다. 산으로 둘러 쌓인 하늘. 그 사이로 별들이 꽉 차
있다. 밝은 별, 좀 덜 밝은 별. 모두 아름다운 빛을 내뿜는다.
이어폰으로 Black & Jones의 Night Fly를 듣는다. 마음을 들뜨게 하는
별빛과 몽환적인 음악. 괜히 들뜨는 밤이다.

여행을 떠나기전 Vandy 사람들과 모여 술한잔 할때 중훈이가 물었다.
사진으로 봐도 똑같은거 뭐하러 돌아다니느냐구? 그때 나는 그저
사진이랑 직접가서 보는거랑 어떻게 같냐고 애매모호하게 대답해
버렸지. 사실 지금까지의 여행이 그랬다. 사진으로 보는거와 별반
차이 없었던 여행. 하지만 이번 여행은 뭔가 틀리다. 가고픈 곳에 가서
원하는 만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고, 방문한 곳의
구석구석을 누비기도 하고, 경치 좋은곳에 앉자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면서 방문한 곳을 충분히 느끼고 있지. 사진으로는 절대 느낄수
없는, 경험할수 없는 것. 그래서 나는 지금 여행을 하고 있다.



- 파키스탄 훈자지역의 칼리마바드에서 쓴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