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6. 15:53

기억에 남는 여행 이동 구간

오불당 게시판들을 둘러보다 보니 스리나가르 관련 정보 글이 있고, 그 글을 보다보니 나의 기억에 인상적으로 남아 있는 스리나가르 - 레 구간 이야기도 있었다. 웅장한 자연에 순박한 표정의 아이들이 머리속에 떠올랐고, 그래서 여행 사진들 둘러보면서 기억에 남는이동구간들을 추억하면서 이글을 적어본다.


1. 아디스 아바바 - 나이로비

빠르게 움직이면 3일이면 이동이 가능하지만, 선거 연휴와 더불어 5일 넘게 걸린듯 하다. 아디스 아바바에서 구닥다리 버스로 이틀동안 이동. 버스의 상태는 엄청 낡았지만 길상태는 그 럭저럭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국경을 넘어 케냐부터 사태는 급변. 일단 버스가 아닌 트럭. 트럭 뒤에 앉아 여행하는로망이 있어서 얼른 올라탔지만, 도로는 비포장 도로도 아닌 자갈길... ㄷㄷㄷ 엄청난 흔들림에 몸을 이곳저곳 부딪히기 시작. 등에 피멍 좀 들고, 흙먼지는 정말 4mm 정도는 쌓인듯. 가방안 깊숙한 곳까지 모래가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

케냐 첫째날 머무른 마사빗의 숙소는 물도 모자란 상태. 얼굴에 쌓인 먼지만 겨우 씻어내고 저녁 식사하고, 맥주한잔하는데, 그 맛은 정말 죽음. 

하지만 다음날... 대통령 선거로 인해 버스가 운행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하게되고... 다른 여행자들과 그냥 넉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때마침 랜드크루져로 이시올로까지 대려다 준다는 말을 듣고 흥정해서 이동하게 되었다. 비포장도로도 랜드크루져로 달리니 이렇게 편할수가 없더군. 다만 12명이 SUV에 낑겨 타긴 했지만... 어둠속에서 잠시 쉬는데 하늘가득 차있던 별들은 잊을수가 없다.

그 다음날도 버스가 없다는 이야기 들었다가 또 갑자기 나타난 버스를 타고 다시 이동. 그 날 오후 나이로비에 겨우 도착했다. 어찌나 기쁘던지... 길도 힘들었고, 선거 연휴로 발 묶일뻔도 하고... 쉽지 않았던 코스였다.
 


2. 레 - 스리나가르

위험하다 고 다들 꺼려했던 구간. 더군다나 100배 즐기기에서도 가지 말라던 구간이였다. 나도 조금 고민했지만, 레에서 내려갔다가 도로 스리나가르로 가기도 그렇고 해서 그대로 이동하기로 결심. 로컬 버스로 이틀 이동하는 코스다.

버스타서 보니 승객은 한국 누나 한명, 이스라엘 친구 몇명. 그리고 나머진 현지인들. 이 구간이 기억에 남는건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순박한 아이들의 표정 때문. 특히 초반의 상막한 자연의 풍경에서 어느순간 푸른 초원의 풍경으로 바뀌는데 참 신비스러웠다. 그리고 첫째날 점심 먹고 마을 잠시 돌아보는데, 아이들이 나한테 사진찍어달라고 한다. 디카로 찍어서 보여주니 너무도 행복한 표정으로 미소짓는데, 그 미소가 잊혀지지 않는다. 휴대용 프린터가 있었으면 한장씩 뽑아주고 싶었다. 

이 길을 다시 갈수 있다면...



3. 바하리아 - 시와

카이로에서 민박집 누님이 알아봐 주셔서 운 좋게 바하리아에서 바로 시와로 이동하는 코스로 사막 투어를 할 수 있었다. 바하리아 사막의 풍경도 아름다웠고, 사막에서 먹었던 밥도 정말 맛있었다. 숯불구이 치킨에 리조토 비슷하게 만든 밥과 토마토를 즉석으로 끓여서 만든 소스... 동행의 코멘트가 기억에 남는다. "치킨이 퍽퍽하지 않다는걸 이제 알았어!!"

바하리아에서 시와로 다음날 이동하는데, 사방의 사막. 제대로난 길도 없고. 중간중간 작은 오아시스. 오아시스 주변의 독특한 꽃과 풀들... 중간중간 쉴때 사막을 거닐며 빠지는 사색. English Patient의 한장면도 떠오르고...

밤에 시와에 도착해서 하루종일 이동하면서 피곤한 몸을 온천에 들어가 푸는데... 별아래서의 온천은 정말 최고였다.


그 밖에 라싸-카트만두, 우유니 사막, 마날리 - 레 구간이 기억에 남는다.

여러분은 어느 이동 구간이 기억에 남으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