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12. 20. 22:44

회사에서 떡먹으며...




춘기씨 생일이여서 회사에서 쫑파티가 있었다.
우유관련 음식을 먹지 못하는 춘기씨때문에 회사에서
떡을 준비했지. 떡을 입에 한가득 물고 먹고 있는데
우선씨가 사진찍어서 보내줬다.

양 옆에는 기영씨와 수용씨가 있다.
2004. 12. 20. 12:15

If I can't be yours - Loren & Mash




Now it's time, I fear to tell..

I've been holding it back so long..
But something strange deep inside

of me is happening..

I feel unlike..
I've ever felt..

And it's makin' me scared..


That I may not be what I (think I am)..

What of us, what do I say..
Are we both from a different world..

Cos every breath that I take,

I breathe it for you..

I couldn't face my life without you..

And I'm so afraid.

There's nothing to comfort us..

What am I, if I can't be yours..


I don't sleep, don't feel a thing..
And my senses have all but gone..


Can't even cry from the pain,

can't shed a tear now..

I realize..

We're not the same..
And it's makin' me sad..


Cos we can't fulfil our dream

(in this life)..


So I must, let us break free..

I can never be what you need..
If there was a way, through the hurt..

Then I would find it..
I'd take the blows.

Yes I would fight it..

But this is the one.

Impossible dream to live..

What am I, if I can't be yours..


PS: 상용이가 보내줘서 알게된 곡이다. Eva 극장판에 들어있는 곡.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도 마음이 드는곡이였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1부 끝장면에서 신지의 비명소리와 함께 흘러나오는
이곡을 들었을때는 더욱 더 호소감 있게 느껴졌다.
2004. 12. 16. 00:03

At times, I almost dream.

I, too, have spent a life the sages' way and tread once more
familiar paths. Perchance I perished in an arrogant self-reliance
an age ago... and in that act, a prayer for one more chance
went up so earnest, so... instinct with better light let in by death
that life was blotted out not so completely... but scattered
wrecks enough of it to remain dim memories... as now... when
seems once more... the goal in sight again.
2004. 12. 14. 12:43

원 - My Aunt Mary


동그랗게 동그랗게 원을 그린 내 손가락
혹시 내가 실수라도 그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얘기
이런 나 한심해 보여도 날 이해할 수는 없어도
이런 날 너무 잘 알잖아 내 맘도 넌 알고 있잖아

아무것도 울려지지 않은 기타 소리처럼
이런 말하는 내가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
이런 나 한심해 보여도 날 이해할 수는 없어도
이런 날 너는 잘 알잖아 내 맘도 넌 알고 있잖아
한번만 한번만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말해줘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꿈처럼 널 안고 싶어져

이런 나 한심해 보여도 날 이해할 수는 없어도
이런 날 너는 잘 알잖아 내 맘도 넌 알고 있잖아
한번만 한번만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말해줘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꿈처럼 널 안고 싶어져

이런 나 한심해 보여도 날 이해할 수는 없어도
이런 날 너는 잘 알잖아 내 맘도 넌 알고 있잖아


====================================================

My Aunt Mary의 3번째 앨범 Just Pop에 수록된 곡이다.
U2의 분위기가 나는게 잔잔하고 참 듣기 좋다. 가사도 마음에 든다.
앨범은 타이틀이 말해주듯이 편안하고 듣기 좋은 곡들로 채워져
있다. 오랜만에 CD로 구매한 가요앨범이다.
2004. 12. 12. 23:39

북한산 종주

더 추워지기 전에 북한산 종주 한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가 가기 전에 한번 종주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번 주 토요일에 가기로 이번 주 초부터 계획했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번 주 토요일 당직이 나였던 것이었다. 3~4개월에 한번 돌아오는 토요 당직이 그 주였다니... 푸훗...

전날 종주를 할까, 가벼운 산행을 할까 계획을 짜다가 그 날 컨디션에 맞춰서 산행을 하기로 결심했다. 오랜만에 토요일 출근이어서 일찍 일어나서 회사로 향했다. 9시 반쯤 도착했는데, 내가 일착이었다. 다른 당직직원이 먼저 나와있을 줄 알았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서 사무실에서 토스트를 구워먹으며 간단한 업무를 보았다. 오락으로 시간을 때우다가 1시에 퇴근하면서 바로 북한산으로 향했다. 불암역에 도착하여 늘 김밥을 사는 가게에서 김밥 한 줄을 사가지고 등반을 시작했다. 그 때 시간이 2시. 겨울 산행을 시작하기에는 좀 늦은 시간이다. 철모형님과 함께 산행을 가자고 해볼까 하다가, 형님과 같이 가면 어둠 속에서 종주는 위험 때문에 만류할 것 같아서 혼자서 향하기로 했다. 안전 제일주의인 철모형님... ^^

뚜벅뚜벅 올라가다가 산을 내려가는 남매를 만났다. 둘이서 산행을 온 것 같았는데, 둘이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동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손가락을 긁힌 모양이어서 내가 밴드를 준다고 잠시 기달 리라고 했다. 가방에 있는 밴드를 찾는데... 이상하게 나오질 않는다. 헉... 생각해 보니 지난번 손등 까졌을 때 밴드를 가방에서 빼 놓았던 것이었다. 애들을 불러 새워서 이게 무슨 낭패람. 애들 그냥 보내기 뭐해서 트윅스를 줬다. 아이들도 좋아하더군. 늘 산행가방에는 트윅스 2개를 준비해 둔다. 산행 중 힘들 때 트윅스 하나 먹으면 힘이 솟으니~~


(수리봉 정상에서 본 서울시)

계속해서 올라갔다. 긴 산행이 될지도 모르니 너무 무리하지 않는 페이스로 올라갔지. 수리봉 정상에는 2시 45분쯤 도착했다. 역시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는 참 좋다. 그리고 앞으로 더 좋은 경치가 나를 기달 리고 있다는 생각에 잠시의 휴식도 없이 바로 다음 봉우리로 향했다. 북한산에서 이 등산 코스를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봉우리가 계속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음 봉우리인 향로봉에서 보면 수리봉이 저 아래 보이고, 다음봉우리인 비봉에서는 향로봉이 저 아래, 문수봉에서 또 비봉이... ^^


(향로봉에서 바라본 서울시, 수리봉도 저 아래 보인다.)



(비봉 바위길)

향로봉의 직벽을 가볍게 넘고, 비봉도 가볍게 넘었다. 컨디션이 괜찮아 보였다. 산의 온도도 산행하기 참 좋았다. 날씨도 약간 흐리고 해가 없는 게 나를 편하게 해주었다. 비봉을 넘어서 나오는 공터에서 김밥을 먹었다. 땀 조절을 위해서 잠바를 입고 있지 않았지만 그렇게 춥지 않았다. 해는 구름에 살며시 가려져 있었다. 잠시 앉아서 쉬며 컨디션을 조절 했다. 그 때 시간이 3시반 쯤이었다.


(비봉 후에 있는 휴식장소에서 찍은 사진)

잠시 앉아있으니 체온이 바로 떨어졌다. 잠바를 입을까 하다가 그냥 계속 걷기로 했다. 계속해서 걸으면서 문수봉으로 향했지. 문수봉의 바위를 계속해서 걸어 올라가며 가볍게 통과했다. 이제 릿지 코스는 끝. 걸어가는 코스의 시작이었다. 그 때 시간이 4시. 5시까지는 만경대 진입로에 도착해야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만경대를 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계속해서 걸어야 하는 코스. 계속해서 오르락 내리락 산등성이를 걸어갔다. 중간에 남은 트윅스를 뜯어서 그 중 하나를 먹었지. 트윅스는 한 봉지에 2개가 들어 있어 좋다.



(계속되는 능선길. 얼른 가야 하는데...)


(멀게만 보이는 노적봉과 백운대...)

계속 걸어가는데, 만경대 근처에 도착했을 때 허벅지 근육에서 가벼운 경련이 일어났다. 너무 휴식 없이 산행을 했더니 경련이 오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멈출 수는 없어서 속도를 좀 늦추면서 계속 걸어갔지. 만경대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5시20분. 저 멀리 해가 거의 다 져가지는 모습이 보였다. 만경대 입구에는 위험지역이라는 팻말이 보였고... 쩝. 만경대를 바라보면서 "만경대가 내가 지나가는걸 허락해 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여기서 멈출라고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다. "가자!! 만경대여, 내가 통과할 수 있게 허락해 다오!!" 라고 외치면서 만경대로 진입했다.


(해가 져가는 모습)

(만경대가 시작되는 초입)

천천히 길을 찾으면서 절벽을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래는 낭떠러지. 날씨는 약간 쌀쌀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몸도 살짝 경직되었고. 첫 번째 바위에 오르니 서울의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산 위에서 보는 야경은 도로의 윤곽이 뚜렸하게 들어나는 게 참 보기 좋다. 그 광경을 보면서 역시 가볼 값어치가 있는 코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위험코스인 피아노 바위. 만경대 역주행 코스에서 피아노 바위 코스는 약간 더 위험하다. 왜냐하면 역주행에서는 비스듬히 내려가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아래는 낭떠러지. 몸은 또 살짝 경직되고... 조심조심 피아노 치듯이 바위를 붙들고 무사히 코스를 통과했다. (이 코스는 피아노 치듯이 바위를 붙들고 통과한다고 해서 피아노 바위이다.) 다음 코스로 계속해서 이동. 멀리 보이는 도선사 앞 휴대전화 안테나 타워가 만경대의 고도감을 더 해 주었다. 해는 지고 점점 더 어두워 지니 저 길로 그냥 획 점프해서 내려가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계속해서 가야지.

두 번째 난코스라 생각되는 비스듬히 기운 바위에 도착했다. 기 듯이 바위를 내려가서 밟는 디딤돌이 30도 가량 비스듬히 기울었다. 거기서 조심이 이동해서 다음 바위로 이동해야 하는 코스. 몸이 또 살며시 경직되었다. 그래도 어째... 가야지. 천천히 안전을 생각하면서 이동을 했다. 이쪽은 해가 지는 쪽 반대편이여서 빛이 더욱 없었다. 예측은 했지만... 그래도 몸은 경직되었다. 디딤돌에서 조심이 올라가야 하는 바위의 홀드에 손을 대었다. 홀드를 손으로 단단히 잡은 뒤 발을 이동하였다. 그 때 몸의 대부분 지탱하던 오른손 손목에 '띵~' 하는 느낌이 왔다. 다행히 크게 온 경직은 아니어서 별 문제 없이 올라갔다. 올라가서 생각해보면... 만약에라도 그 손목 경련이 크게 온 것이었다면... 그래서 오른손에서 순간적으로 힘이 빠져 홀드를 놓친다면... 푸훗... 산행 사고는 이런 것에 의해서 나는 것이다. 부주의로도 나겠지만, 주의를 해도 이런 급작스런 몸의 변화에 의해서도 나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혼자서 만경대를... 그것도 해가진 이 시간에 오른다는 것은 참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해서 산행을 하면서 중간에 길을 몇 번이나 잃었다. 어두우니 시야가 짧아져 잘못된 코스로 접어들기 일수.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만경대 코스는 4번 정도 갔고, 그 중 역주행은 한번 뿐이니... 약간 길을 잃는 것은 예상했던 일. 다행히도 날씨가 춥지 않고 바람이 없었다. 바람이 불었다면 정말 오싹 했을 듯. 그래도 위험한 순간이 몇 번 있었다. 길을 잃어서 잘못된 길을 가다가 바위에서 살짝 미끄러져 몸의 중심을 잃었던 일. 다행히 옆에 나무가 있어 손을 디뎌서 중심을 다시 잡을 수 있었다. 순간적인 일이지만, 아래의 낭떠러지를 본 후 나무에게 감사의 표시로 키스를 날려줬다. 나무에 손을 디디며 좀 찔려서 손바닥이 까졌지만, 그래도 생명의 은인 녀석이지. 조금 후에도 또 미끄러졌다. 해가 지면서 바위가 차가워져서 릿지화가 밀리는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은 랜턴 없이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헤드랜턴을 배낭에서 꺼내서 머리에 걸었다.

불빛을 비춰가면서 천천히 길을 찾아갔다. 잘못 온 것 같으면 뒤돌아가서 다시 시작해 보고, 그런 시행착오 끝에 만경대 코스 끝자락까지 도착했다. 살짝 길을 잘못 들어서 와이어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는 데를 어렵게 가긴 했지만, 그만큼 더 짜릿했지. 만경대 코스를 끝내고 위문에 도착하자 "이젠 안전지대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시간이 6시20분. 1시간에 만경대 코스 돌파했다. 6시까지 돌파하는 게 목표였지만, 헤매는 덕에 약간 늦어졌다. 그래도 1시간이면 문안한 기록이다.

북한산 종주는 백운대까지 올라가야 끝마무리이긴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건 너무 힘들고, 별로 의미 없다는 생각에 바로 하산을 결심했다. 내려가는 길은 가본적이 없는 구파발 쪽으로 향하기로 하고 하산하는데 내려가다 보니 이쪽 길은 북한산장으로 이어진다는 팻말이 보였다. 흠... 이리로 내려가면 북한산장이군... 그 쪽으로 가면 집에 갈 교통이 불편하니... 그냥 늘 가던 대로 가자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위문으로 향했다. 내려가는 길을 다시 오르려니... 다리가 무지 아팠다. 경련도 오고... 위문을 지나니 누군가 "수고하십니다" 하길래 살짝 놀랐다. 어둠 속에서 누구래... 늦은 시간의 등산객. 좀 전에 크게 "야호"를 외친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인가 보다. 앉아서 쉬고 있길래 나도 숨 좀 돌리고 가기로 하고 바위에 걸 터 앉았다. 북한산장 쪽에서 올라오는 길이냐고 물으시기에, 북한산 종주 길이라고 알려드렸다. 제일 긴 코스라는걸 알고는 약간 놀라는 기색. 배낭에서 남은 트윅스를 꺼내서 그 아저씨와 나눠 먹었다. 그 아저씨는 껌이라도 줄라고 했는데, 별로 땡기지 않아서 사양했지.

그 아저씨와 같이 하산하기 시작했다. 그 아저씨는 자가발전 플래쉬를 가지고 있었다. 계속해서 손을 움직이면서 불빛을 비추기 시작했지. 초등학교 때 조립식으로 만들었던 자가발전 플래쉬가 생각났다. 그 때는 참 신기했었는데. "잉~잉~~"하며 돌아가는 발전 모터소리를 들으면서 천천히 내려가니 백운산장을 지나 금방 인수산장까지 도착했다. 암벽등산객들이 꽤 많이 모여서 야영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이럴 리가 없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아저씨는 좀 쉬었다 가신다 길래, 나는 계속 길을 가기로 했다. 내려가면서 올라가는 암벽등산객들이 보였다. 그 때 시간이 7시쯤. 생각해 보니 아까는 야영객들이 자리잡고 있기에는 이른 시간 이였다.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암벽꾼 들이 가만 있을 리가 없다.

매표소를 지나 도선사에 도착하니 7시가 약간 넘은 시간. 화장실을 이용했다. 도선사로 올라오는 택시를 기다려 볼 까 하다가, 그냥 아스팔트 길을 천천히 내려가기로 했다. 가다 보니 택시한대가 승객을 도선사에 내리고 가길래 잡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택시 아저씨와 산에 대해서 이것저것 이야기하며 버스정류장까지 갔다. 버스정류장에서 젖은 셔츠를 벗고 플리스만 입은 뒤 잠바를 입었다. 종점 정류장이어서 사람이 없어 셔츠를 벗어도 별 문제 없는 곳이지.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갔다. 집에서는 욕조에 받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면서 산행에서의 피로를 풀었다. 기분 좋았다.

올해 초에 정훈형과 북한산 야간 종주를 마친 후 혼자서 꼭 북한산 야간 종주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어둠 속의 산행을 하면서 내 담력을 테스트 해보고 싶다고 할까나... 근데 이번 종주를 마치고 생각해 보니 혼자서의 야간종주는 어려울 것 같다. 문수봉을 철흑의 어둠 속에서 잘 오를 수 있을지 모르겠고, 만경대를 어둠 속에서 통과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것을 깨달은 게 다행이지. 못도 모르고 도전했다가 난감한 상황이라도 닥치면... 후후 끔직하지.

세 번째 북한산 종주를 마쳤다. 매번 할 때 마다 뭔가 한가지씩 부족했다. 이번도 예외는 아니었다. 첫번째 종주 때는 문수봉을 우회했고, 두 번째 종주 때는 만경대를 우회했고. 이번에는 백운대에 오르지 않았다. 흠... 아쉬움이 남지 않는 북한산 종주를 언제 해보려나... 언젠가 그럴 날이 오겠지.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니까!!
2004. 12. 12. 21:37

뉴스데스크 마무리 멘트

최일구: 값 싼 복어나 얼른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최윤영: 복어 좋아하시나 보죠?
최일구: 좋아도 하지만, 요즘 정치권 소식으로 답답한 속이나 풀려구요...

(이날 양식을 통한 값 싼 복어 소식이 있었다. 국회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2004. 12. 11. 11:25

지각인생 - 손석희 아나운서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내가 지각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도 남보다 늦었고 사회진출도, 결혼도 남들보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4년 정도 늦은 편이었다.
능력이 부족했거나 다른 여건이 여의치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이렇게 늦다 보니
내게는 조바심보다 차라리 여유가 생긴 편인데,
그래서인지 시기에 맞지 않거나
형편에 맞지 않는 일을 가끔 벌이기도 한다.

내가 벌인 일 중 가장 뒤늦고도 내 사정에 어울리지 않았던 일은
나이 마흔을 훨씬 넘겨
남의 나라에서 학교를 다니겠다고 결정한 일일 것이다.

1997년 봄 서울을 떠나 미국으로 가면서 나는
정식으로 학교를 다니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남들처럼 어느 재단으로부터 연수비를 받고 가는 것도 아니었고,
직장생활 십수년 하면서 마련해 두었던 알량한 집 한채 전세 주고
그 돈으로 떠나는 막무가내식 자비 연수였다.

그 와중에 공부는 무슨 공부.
학교에 적은 걸어놓되
그저 몸 성히 잘 빈둥거리다 오는 것이 내 목표였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졸지에 현지에서 토플 공부를 하고
나이 마흔 셋에 학교로 다시 돌아가게 된 까닭은
뒤늦게 한 국제 민간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얻어낸 탓이 컸지만,
기왕에 늦은 인생,
지금에라도 한번 저질러 보자는 심보도 작용한 셈이었다.

미네소타 대학의 퀴퀴하고 어두컴컴한 연구실 구석에 처박혀
낮에는 식은 도시락 까먹고,
저녁에는 근처에서 사온 햄버거를 꾸역거리며 먹을 때마다
나는 서울에 있는 내 연배들을 생각하면서
다 늦게 무엇 하는 짓인가 하는 후회도 했다.

20대의 팔팔한 미국 아이들과 경쟁하기에는
나는 너무 연로(?)해 있었고
그 덕에 주말도 없이 매일 새벽 한두시까지
그 연구실에서 버틴 끝에
졸업이란 것을 했다.

돌이켜보면 그때 나는 무모했다.

하지만 그때 내린 결정이 내게 남겨준 것은 있다.
그 잘난 석사 학위?
그것은 종이 한장으로 남았을 뿐,
그보다 더 큰 것은 따로 있다.
첫 학기 첫 시험때 시간이 모자라 답안을 완성하지 못한 뒤
연구실 구석으로 돌아와
억울함에 겨워 찔끔 흘렸던 눈물이 그것이다.

중학생이나 흘릴 법한 눈물을
나이 마흔 셋에 흘렸던 것은
내가 비록 뒤늦게 선택한 길이었지만
그만큼 절실하게 매달려 있었다는 반증이었기에
내게는 소중하게 남아있는 기억이다.

혹 앞으로도!
여전히 지각인생을 살더라도
그런 절실함이 있는 한
후회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2004. 12. 8. 17:22

Failure

My great concern is not whether you have failed, but whether you are content with your failure.

- Abraham Lincoln


The men who have done big things are those who were not afraid to attempt big things, who were not afraid to risk failure in order to gain success.

- B. C. Forbes
2004. 12. 7. 13:10

중국판 싸이월드

http://www.sensky.com/

짱깨넘들 제대로 배꼈군... -_-
2004. 12. 5. 17:52

태국 고산족중에 롱넥족

고등학교때 일이다. 내가 다닌 멜세스벅 아카데미에는 학생들의 지식향상을 위해서 만든 좋은 프로그램이 많이 있었다. 월요일 아침마다30분 정도 학생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Community Gathering이란 프로그램이 있었고, 금요일 점심시간 후에는 SPC에서 기획한 이벤트가 열렸다. 금요일 점심시간 후에 했던 이 프로그램의 명칭은 기억나지 않는군. 한학기에 2번 정도는 월요일 저녁에 유명한 강연자를 모셔와서 강의를 듣는 Monday Evening Series가 있었다. 생각해 보면 참 좋은 학교를 다녔던것 같다.

좀 전에 동호회 게시판에서 태국 고산족중 하나인 롱넥족의 소개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도 보기전에 제목에 있는 롱넥족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그들이 누구인지 짐작이 갔다. 목에 링을 계속해서 걸어서 목을 늘리고, 목을 링에 지탱하는 종족. 그래서 비정상적으로 목이 길어지고, 링을 빼면 목을 지탱하지 못해 부러져서 죽을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미인의 기준이 몇개의 링이 걸려있냐에 좌우된다고 강의자가 말했던걸로 기억한다. 이것들을 알고 있었던것은 다 멜세스벅의 지식향상 프로그램 덕택이였지.

아마도 Monday Evening Series였을것이다. 오지에 사는 여러 부족들의 사진을 찍고, 그들의 문화를 학습하던 사람이 와서 강연한적이 있었다. 그 부족들중 하나가 저 롱넥족이였다. 그 밖에도 다양하고 독특한 문화를 가진 여러 부족을 소개하는데 무척 흥미롭게 느껴져서 졸지 않고 들은 몇 안되는 Monday Evening Series중 하나였다. 인상 좋은 아저씨 였는데... 지금도 이런 부족들을 만나고 돌아다니고 있을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