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3. 29. 13:17

PDA사용기 8탄, Cellvic XG

어느날 아버지가 넥시오를 구매하실려고 하신다. PDA를 사용해 보고 싶으시단 거다. 2002년 가을이였다. 당시 넥시오는 출시 초기여서 엄청난 고가의 PDA였고, 고가의 장비치고는 활용도가 떨어져 PDA 동호회에서 그리 좋은평을 받지 못하던 기계였지. 나는 처음 PDA를 사용해 보시는 아버지에게 사용하기 쉽고 가격이 저렴한 Cellvic XG(이하 셀빅)를 권했고, 결국 그 기기를 구매하게 되었다.

당시 SKT와 제휴로 거의 거저로 구매한 셀빅. 셀빅 유저 그룹에서 사용기도 읽고, 질문도 해 가면서 아버지의 셀빅을 세팅해 갔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배포되고 있었고, UI가 팜과 유사해서 사용하기 편했다. 그리고 필요한 프로그램도 검색해 보면 다 만들어져 있어서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셀빅의 앞면 모습과 스타일러스. 해상도는 낮지만 액정이
넓직해서 ebook 뷰어로 괜찮은 녀석이다. 스타일러스는
이쑤시게 같이 허접하다. 그래도 PDA본체에 딱 맞어서
분실위험은 별로 없다. 그나마 다행. 방전상태여서 충전
케이블에 연결시키고 가동시켰다.)

아버지는 셀빅을 의외로 유용하게 잘 사용하셨다. 주소록으로 많은 이들의 주소를 기록해서 활용했고, 노트와 스케쥴 관리도 유용하게 사용하셨지. 하지만 약간 큰 사이즈에 불편해 하셨다. 그러던중 2004년 생신때 간단한 일정관리가 가능한 스카이 핸드폰을 선물로 사드리고 아버지에게사용 용도가 없어진 셀빅은 내가 물려받게 되었다.

전반적인 하드웨어 사양을 보자면 Palm OS 4.x대의 하드웨어 사양과 비슷하다. 드래곤볼 33Mhz CPU에 8메가 램, 4메가 플래쉬 메모리. 160X160의 해상도의 흑백 액정. PDA 사이즈는 이런 낮은 스펙에도 불구하고 좀 큰편이다. 내 S320과 비교하면 거의 1.5배 이상 크다. ebook 뷰어용으로 글씨가 크게 보여서 편한점도 있지만, 큰 사이즈에 무게 덕에 오래 들고 보기에는 약간 불편하다.


(셀빅 뒷면 모습과 옆에 폰모듈. 지금 상단에 모이는 더미
케이스를 빼고 폰모듈을 장착하면 셀빅을 핸드폰으로
사용할수 있다. 탱크사이즈이긴 하지만... ^^ 허접하지만
무선인터넷도 가능하고. 너무 허접하지만... ^^)

액정의 백라이트는 리버스 방식으로 밤에 어두운 곳에서 볼때 피로를 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 방식의 단점은 해가 지기 시작할때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빛이 애매하게 있을때 적당한 빛을 쏴주지 못해서 글씨를 읽을수가 없지. 이 방식은 흑백 Palm 기종에서도 많이 사용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한글입력 프로그램으로 디오펜이 OS에 내장되어 있다. 글자 인식이 정확하긴 하지만 한글자 한글자 인식할때 마다 약간의 딜레이가 있다. 익숙해지면 못참을 정도는 아니지만, 간단한 메모를 빨리 적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래서 메모용으론 포기한 기기.


(셀빅의 옆모습. 스크롤 버튼과 선택버튼이 있어서 한손으로
편리하게 조작할수 있다. 이게 버튼이 아니고 조그 였으면
더 편했겠지만, 없는것 보단 백배 낫지. ^^)

셀빅은 느린 클럭의 CPU탓도 있겠지만, Palm만큼 OS가 효율적이지 못한것인지 전반적으로 약간 느린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ebook을 읽을때 스크롤 속도도 팜보다 좀 느리고, 다른 프로그램들에서도 Palm보다 약간 느리다는 느낌을 준다.


(셀빅의 기본 케이스. 그리 허접하지도 않고, 셀빅을 잘 보호해
준다.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기본 케이스이다.)

셀빅에서는 셀빅용 프로그램을 제작할수 있는 SDK를 무료로 배포한다. 그 덕에 많은 셀빅용 프로그램 무료로 제작되어서 배포될수 있었다. 셀빅이 성장하게된 배경에는 수많은 개발자들이 무료로 배포한 프로그램이 큰 몫을 했다는걸 아무도 부인할수 없을것이다. 런처, 이북뷰어, 게임, 기타등등. Palm OS에 존재하는 유용한 프로그램들에 대응하는 셀빅용 프로그램들이 존재한다. 어둠의 경로를 통하지 않고도 좋은 프로그램을 당당히 사용할 수 있다는건 셀빅이 가지고 있는 큰 메리트.

Cellvic XG. 저렴한 가격에 새로운 OS를 사용해본다는데 의미가 있었던 제품. 한국에서 만들어진 PDA용 OS로 완성도가 높다. 이런 한국 토종 OS가 그대로 사장된다는게 너무 아쉽다. 셀빅을 인수한 코오롱에서 셀빅 OS를 오픈소스로 공개해서 일반인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개발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PS 사진을 찍어서 올렸는데... 사진찍는 내공이 부족해서 앵글도
그지 같고, 흔들림도 많다. 그래도 봐줄만 하니 넘어가자.)
2005. 3. 25. 13:26

PDA사용기 7탄, Modia

모디안(modian.org)에서 저렴한 가격에 공구해서 구매하게된 PDA이다. 출시 초기가는 60만원을 넘어가는 고가의 기계였으나, 공구가 시작된 2003년초에 30만원에 물건이 풀리기 시작해서 1년이 지난 2004년에는 20만원으로 떨어졌다. 20만원... 흑... 때마침 번역 아르바이트로 20만원이 생겨서 그대로 질러버렸다.

이번 지름을 합리화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나는 끄적끄적 기록하는걸 좋아한다. 움직이면서 스타일러스 펜으로 PDA에 기록하기는 좀 불편하고 효율성이 떨어진다. 모디아에는 작긴하지만 10손가락으로 타입할수 있는 풀사이즈 키보드가 있다. 다시말해서 모바일 타자기로 적합한 기기.


(모디아를 열은 모습. 초미니 노트북 같다. 사진 보니
그립군. 흑 내 모디아는 지금 누구 손에 있을라나... ^^)

결국 질렀고, 나중에는 용산에서 CF타입의 무선랜카드까지 달아주었다. 처음에는 약간 큰사이즈에 놀랐고, 뚜껑을 연 순간 상당히 작은 키보드에 또 놀랐다. 하지만 약간 적응이 되니 모디아의 키보드는 오타가 거의 없고 키보드 감도 좋은 아주 좋은 나의 모바일 타자기가 되었다. 모디아의 사이즈는 비디오 테이프와 거의 동일하다.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 거의 부담이 없는 녀석이지. 하지만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것은 엄두도 낼수 없는 기종이다.

소리는 모노 출력만 지원해서 음악을 듣는데는 무리가 있지만, 이미 아이팟이 있는 상황이여서 그점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스크린이 DSTN이여서 햇빛에서는 쥐약인 액정이지만 그것도 지하철을 선호하는 나에게 문제될점이 전혀 없었다. 지하철에 앉아서 무릅위에 이녀석을 놓고 타입을 치면서 하루 일과 정리하는건 꽤 재미있는 일이였다.


(닫혀있는 모디아의 모습. 옆에 시그마리온 3가 보인다.)

별로 대중적이지 못한 HPC OS의 낮은 버젼을 사용해서 모디아에서 어플리케이션의 수가 적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유저가 급증하면서 모디안이란 사이트가 활성화 되었고, 쓸만한 프로그램들이 잘 정리되어 자료실에 저장되서 어플 찾는 고생이 별로 없었다. 워드로 쓸만한 프로그램과 사전 프로그램은 손쉽게 구할수 있었지. 나중에는 어느 열성 유저분이 일기장 프로그램까지 만들어서 무료로 배포할 정도였다.


(모디안 정모에서 찍은 모디아 단체사진. 모디아 사이에 나의
TE가 보인다. TE와 모디아의 멋진 조합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둘다 내수중에 없군. 쩝)

이녀석에게 무선랜을 장착해서 이로웠던 점은 많지 않다. 내장되어 있는 CPU가 워낙 구형이고, 웹브라우져역시 성능이 많이 떨어져서 직접 웹서핑을 하기에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 하지만 터미널서비스를 이용해서 데스크탑을 컨트롤할수 있는 장점이 있다. 터미널서비스는 데스크탑을 원격으로 조정할수 있는 기능. 해상도가 좀 떨어지지만 데스크탑을 이용해서 웹서핑이나 메신저를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컴퓨터로 메신져 하다가 방에서 나가야 할때 모디아를 들고 나가서 메신져로 계속 대화를 이어간적이 많이 있다. 상당히 재미있었지.


(모디아에 달아준 CF타입의 무선랜카드. 수신률이 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모디아에서 쓸만한 수준이다.)

몇개월동안 유용하게 사용하던 모디아. 모디아를 팔게된 이유는 별거 없다. 모디아로 끼적대다 보니 책읽을 시간도 모자르고, 별다른 특별한 사용용도가 없는 상황에서 그냥 팔려나가게 되어버렸지. 당시 또 다른거 사고픈게 생겨서 가볍게 팔아버린걸로 기억된다. 저렴한 가격에 잘 써본 기계였다.
2005. 3. 23. 14:06

PDA사용기 6탄, Palm Tungsten E

원래 Tungsten E(TE)는 계획에 없던 PDA이다. 갑자기 겨울동안 미국에 다녀온다는 지니의 소식에 그냥 나도 모르게 부탁해 버렸다. 저렴한 가격에($178 정도에 구매했다) 좋은 스펙을 자랑하는 녀석이였고, 이미 컬러 화면에 길들여진 내 눈은 흑백 PDA보기를 거부하고 있었다. (이구... -_-)

2004년 1월 부터 사용하기 시작해서 7월인가에 팔았던걸로 기억한다. 정식으로 한국에 수입되서 꽤 많이 팔렸던 제품이다. 하드웨어 성능을 보자면 선명하고 밝은 스크린을 가지고 있고, 화면도 넓어서 보기에 좋다. 비슷한 시기에 소니에서 나온 TJ35의 어두운 화면과 많이 비교되던 부분이였다.


(TE의 케이스 모습. 저가형인 만큼 포장도 저가틱(?) 하다. ^^)

TE의 내장 스타일러스는 내가 써본 스타일러스중 최고. 묵직한 무게에 굵기도 두꺼워서 손에 딱 잡히는 크기이다. 거기에 본체에 딱맞게 들어가서 빠져서 잃어 버릴 염려가 없는 제품. 터치감도 부드럽고 좋았다. 바디는 얇지만 넓다. 그 덕에 스크린이 넓어 좋지만, 대신 그립갑은 좀 떨어진다. 손이 약간 벌어지게 잡혀서 클리에처럼 손에 착~ 감기는 맛은 없다. 무게는 가볍워서 주머니에 넣고 휴대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지.


(TE와 스타일러스의 모습. 스타일러스는 정말 최고!!)

TE의 장점중 하나는 싱크케이블로 표준형 USB 케이블을 사용한다는 점. 집에서 디카와 메모리카드 리더기의 케이블과 동일한 것이여서 어디서든 싱크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USB를 통한 충전도 가능해서 베터리 모자라는 일은 전혀 없었다.

이녀석에게는 DSP칩이 내장되어 있고, 포켓튠스로 ogg포맷까지 들을수 있어 사용하기 편리했다. 다만 리모콘이 없다는점과 더불어 사이드 버튼도 없어서 주머니에 넣고 음악 들으면서 조작하는데는 무리가 있다는점이 아쉬웠지. 하지만 Ipod를 가지고 있어서 이녀석으로 음악들을 일이 별로 없어서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나중에 Ipod 하드가 깨져서 망가졌을때 이녀석으로 한동안 음악을 들었는데, 베이스도 맘에 들고 음질에도 별로 손색이 없었다.

이녀석은 모토롤라에서 만든 Arm호환 CPU를 사용하고 있다. 클럭 스피드는 144Mhz인가 126Mhz인가 그렇다. 조금 느리긴 하지만 일부 어플리케이션에서는 Clie의 StrongArm-200Mhz 보다 더 빠른 성능을 보여준다. 클리에의 CPU가 좀 구형이여서 그런 이유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동영상을 보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는 CPU이다. 당시 유행하던 mmplayer로 avi 포맷을 보기엔 상당한 무리가 있었고, mqv의 좋은 화질의 모바일 동영상파일을 보던 나의 눈이 버벅이는 저화질의 avi는 만족할리 없었다. 그래서 동영상은 포기. 차후에는 오버 클락을 한뒤 mqv를 지원하는 키노마로 동영상을 그럭저럭 본다는 글을 읽었으나, 그것은 TE가 이미 나의 손에서 떠나간 후였다.


(기본으로 들어있는 플립케이스의 모습. 약간 덜렁거리긴 하지만
주머니에 들어갔을때 액정을 충분히 보호해 준다.)

저가형 모델인 만큼 부가기능이 별고 없는게 약간은 아쉬웠다. 녹음 기능이 없고, 카메라도 없고. Palm사의 제품답게 옆면에는 버튼하나 없는 간결함(?)을 보여준다. 사실 녹음이나 카메라 기능은 없어도 전혀 상관없다. 하지만 문서를 읽을때나 만화를 읽을때 옆면 버튼이 없는것은 좀 불편한 일이다.


(TE의 5way 버튼의 모습)

하지만 사이드 버튼이나 조그가 없어도 Palm의 기기에는 5way 버튼이 있다. 클리에가 업&다운 버튼만 상단에 제공한다면 팜은 5개의 방향을 누를수 있는 버튼을 제공하지.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가운데 버튼이다. 상하좌우 그리고 가운데를 누를수있어 5way 버튼이다. 이것의 유용함은 게임을 할때 나타난다. 당시 이 버튼덕에 비행기 시뮬레이션 게임을 재밌게 할수 있었다. ^^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스펙의 기기를 만들다 보니 제질은 좀 싸구려 티가 난다. 플라스틱 제질의 케이스여서 흠집에 약한게 흠. 역시 가격대 성능비에서는 따라올 제품이 없는 모델이다. S320에 이어 평생 소유할 제품으로 마음을 굳게 먹으려 했으나 당시 Dell에서 새로나온 무선랜, 블루투스를 장착한 PPC에 혹해 버려서 기변해 버렸다. TG와 더불어 조금 그리운 모델이다.


PS: 사진은 또다시 Pidian.com에서 퍼왔다. 이러다 pidian.com이 지적 재산의 무단 사용으로 고소할까 두렵군. 아... 왜 사진찍은걸 다 잃어버려서 이런 무서운 짓을... Pidian.com관계자의 양해를 다시 한번 구한다.
2005. 3. 21. 20:58

PDA사용기 5탄, Clie TG50

다섯번째 PDA는 TG50(TG때문에 별명은 클량에선 삼보라 불륀다. ^^)이다. 2003년 6월부터 8월달까지 사용했던 PDA이다. 얇은 키보드가 달려있어서 사전용으로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에 지른 녀석이다. 사실 형에게 NX70을 지르게 하고, 나까지 NX 시리즈로 가는게 좀 그래서 TG50을 지르게 되었지. 상당히 마음에 드는 기종이였고 완성도도 높은 기종이였지만, 기변병에 심각하게 걸려있던 시기여서 아쉽게도 2개월 사용뒤 팔아버리게 되었다.


(기본적은 TG의 모습)

TG50은 주문하기전에 이미 악세사리를 모두 준비한 녀석이다. 액정보호지, 투명덥개 등을 다 준비해 놓고, 기기만 도착하기를 기다렸지. 도착하자마자 원래 TG-50 전체를 덥는 덥개는 벗기고 투명한 제질로 액정만 보호해 주는 덥개로 바꿔주고, 거기에 액정보호지까지 바로 입혀 주었다. 시작부터 애지중지 했던 모델.


(투명덥개로 교체한 모습. 덥개를 열지 않고 액정을 볼수 있고, 바로 키보드로 입력이 가능하다. TG유저에게는 굉장히 유용한 커버이다. 덕분에 기본으로 들어있는 커버는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사실 뽀대는 기본 커버가 더 나지만 실용성이 떨어진다.)

TG50은 처음으로 사용해 보는 OS 5.x 제품이였다. Palm에서 4.x에서 고수하던 드래곤볼 CPU를 버리고, 모바일의 대세인 Arm CPU로 옮긴 제품. 속도도 맘에 들었고, 단순한 텍스트 환경에서 벗어난 팜 OS도 맘에 들었다. 나에게는 별로 필요 없는 기능이지만 블루투스도 내장되어 있어서 블루투스 핸드폰과 연결해서 무선인터넷을 즐기는 사용기가 심심치 않게 올라왔고, 데스크탑과도 블루투스로 핫싱크하는 강좌가 많이 올라왔었다. 무선으로 연결하는건 참 재밌는일이지. 나에게 포켓룩스가 아직 있었으면 서로 연결해 보는것도 재밌을꺼란 생각이 들었던 기능.

TG50으로 와서 제일 맘에 들은점은 동영상이였다. 클리앙 자료실에 많은 MQV포맷의 동영상이 올라왔는데, PDA로 동영상이 잘나와 봤자지, 하는 생각으로 자위하곤 했는데... 실제로 MQV를 보는순간 감동이 밀려왔다. 볼만하군. 그것도 깨끗하게. 키노마나 PPC의 WMA와는 화질이 비교 안될정도로 좋아 보였다. 그리고 끊김없고, 스크롤에도 전혀 문제가 없는... TG50으로 출퇴근 하면서 이니샬D, 야마토 나데시코 등의 만화와 드라마를 봤는데, 시간이 참 잘도 가더군. 배터리 성능도 좋아서 드라마 2~3편 봐도 쌩쌩했다. TG50은 변광쇠 배터리로 통하는 녀석.

코믹구루로 만화를 볼때는 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작은 스크린으로 인한 많은 스크롤. 그래도 심심할때 한편씩 보는 만화는 꽤 재미있었다.

TG50은 음악들을때 화이트 노이즈가 들리는걸로 많은 사람들의 불평글을 읽을수 있었다. 내 기계는 운이 좋았는지 노이즈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음악듣기에 괜찮았지. 다만 불편한 점은 한글 파일명 인식이 안되서 영어로 파일명을 변경해서 음악을 넣어야 한다는 점과, 리모콘이 없어서 주머니에 넣고 조작하는게 불편하다는 점. 그 외에는 음악기기로써 괜찮은 기기이다.


(떰키보드의 모습. 처음에는 약간 뻑뻑했지만, 사용함에 따라 부드럽게 길이 들었다. 누르면 불도 들어와서 빛이 없는 공간에서도 입력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기존의 팜과 달리 TG50에는그래피티 영역이 없다. 스크린 하단에 미니 키보드가 대신 달려있지. 이것인 편할수도 있고, 불편할수도 있는 요소이다. 그래피티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들은 편하게 키보드로 입력하면서 사용할수 있지만, 나처럼 그래피티에 익숙하고 핫스왑을 잘 활용하는 사람에게는 약간 불편하게 느껴졌다. (핫스왑은 그래피티의 특정영역에 선을긋는것으로 명령을 내리는 방법) 입력할 양이 많을때는 키보드가 있는게 편하고, 또 사전으로 사용할때 단어입력에 편리한 점도 있지만, 터치스크린으로 버튼을 누르면서 입력을 해야할때는 약간의 불편함이 따른다.

TG50은 구매한지 약 2달후에 중고시장에 팔리게 되었다. 클리앙에서 NX80과 TG50 비교 사용기를 읽고 NX80이 TG에 비해 그리 크지도 않고, 여러가지 편리한점이 보여서 NX80으로의 기변 시도였지. 기변을 위해 나자신을 다음과 같이 설득했다.

1. 음악듣는데 리모콘이 없어서 불편하다. NX80에는 있다.
2. 화면이 작다. 전에 쓰던 너삼삼(SJ33)보다도 작다. 반면 NX80은 무지 크다.
3. NX80으론 사진도 찍을수 있다.
4. 블루투스는 나에게 별 필요 없는 기능이다.
5. 그래피티가 그립니다. 가상 그래피티를 띄울수 있지만, 단축키도 없고, 좀 어색하다.

참 생각해 보면 재밌는 자기 합리화이지만... 결국에는 TG50을 팔고 당시 구매대행 업체를 통해서 NX80을 주문하게 된다. 하지만 다음날 아이팟 3세대에 뽐뿌를 받아서 주문 취소하고 아이팟 10G를 주문하게 된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데, 내가 이용하려했던 구매대행 업체는 약속을 어기고 한달이나 늦게 배송하는걸로 유명했던걸 생각하면 잘한 선택이였던것 같다. 하지만 흑백의 저해상도 PDA인 S320만 가지고 다니기에는 뭔가가 부족했고... 그 이유로 Tungsten E를 구매하게 되었다.


PS: 사진은 Pidian.com에서 퍼왔다. 컴퓨터 폴더를 모조리 뒤졌는데, TG를 찍은 사진이 한장도 나오질 않았다. 한장도 찍지 않은건 아닐텐데... Pidian 리뷰어게 정식 허가도 받지 않고 올려서 마음에 걸린다. 혹시라도 보신다면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
2005. 3. 8. 23:16

PDA사용기 4탄, Zaurus C700

나의 네번째 PDA인 Zaurus(이하 자울)이다. 400Mhz 강한팔(StrongArm ^^) CPU를 장착하고, 스와블 액정에, 키보드 장착. 상당히 막강한 스펙이나 최신 클리에에 비하면 그리 놀랄 스펙은 아니다. 하지만 자울의 최대 강점은 VGA해상도. 다른 PDA에서 암만 인터넷이 된다해도 저해상도에서는 거의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는 기능이였다. 하지만 자울은 틀리다. 리눅스 OS로 막강한 브라우져를 가지고 있고, 확장 메모리로 스왑을 잡으면 리눅스 머쉰으로 손색이 없는 괴물 PDA이다.


(자울에 무선랜카드를 꼽아놓은 모습. 자울 좌측에는 클리에 S320가 있고, 우측에는 CF 메모리 카드가 보인다. 뒤에는 넷기어 AP가 있다. 자울의 화면에는 클리앙의 메인 화면이 로딩되어 있다.)

자울은 대학교때부터 관심이 있었다. 출시전부터 리눅스가 탑재되어 원하는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만들어서 사용하고, 인터넷도 손쉽게 되는 그런 기기로 CNET에 소개되면서 PDA유저들의 피를 들끓게 했던 기기. 첫번째 모델은 위의 사진처럼 가로 화면의 모델은 아니였다. 보통 PDA처럼 세로 화면을 가지고 있고, 하단부를 당기면 미니 키보드가 나오는 방식. 당시 미니 키보드가 나오는 방식은 상당히 혁신적이였다. 아래사진 참고.


(출처 CNET)

자울은 사실 일본시장에서 이미 성공을 거두고 있던 제품이다. 뛰어난 동영상 기능에 키보드 내장, 자체 일본어 OS 탑제를 한 기기였다. 일본시장에서는 소니, 카시오 등의 쟁쟁한 PDA업체들을 누르고 시장 1위를 달리던 제품. 그런 자울을 미국시장에 진출시키기 위해서 OS를 리눅스로 변경한것이다.

내가 구매한 제품은 두번째 모델인 C700. 이때 부터 자울은 키보드를 장착하고 화면이 돌아가는 디자인을 택하게 된다. 화면 키보드 방향으로 향하게 하면 화면을 가로로 보여주고, 화면을 키보드 반대 방향으로 돌려서 접으면 세로화면으로 보여줘서 사용자의 편의성을 도모 하였다. 화면전환에서 약간의 딜레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만한 메리트가 있는 기능이다. 훨씬 뒤에 출시된 소니 클리에 UX50도 비슷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지만 화면은 언제나 세로만 보여주는것을 볼때 자울은 참 대단한 기기란 생각이 든다.


(화면을 돌려서 접은 자울의 모습. 세로로 잡으면 다른 PDA와 별로 다를게 없어보인다. 약간 두껍다는것 빼고는... ^^;; 사진 출처는 Pidian.com)

PDA시장에서 이미 많은 유저를 보유한 Pocket PC나 Palm과는 달리 새로이 시작하는 자울의 리눅스 OS. 상당히 생소했다. C700은 일본시장에서만 출시된 모델이지만 많은 유저들의 노력으로 한국어도 사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세팅하는게 Palm이나 PPC에서 프로그램 설치하는것처럼 간편하지는 않았다. 여러가지 복잡도 하고, 하드리셋의 개념도 없고 (차라리 포맷이라는 개념이 자울에서는 맞을 것이다.) 기타등등 상당한 어려움을 나에게 안겨줬던 제품이다.

구매하고 몇일동안은 그저 MP3플레이어로 사용하게 되었다. 꽤 빵빵한 베이스를 갖추고 있어서 MP3 플레이어로 불만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던중 자우르시안의 물개님에게서 무선랜카드를 구매해서 자울을 인터넷 머쉰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브라우져는 넷프론트와 K어쩌구..가 있는데 Q어쩌구가 가볍고 한글도 이쁘게 출력해 주었다. 페이지 로딩속도도 빠른편이여서 인터넷 서핑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VGA 해상도로 많은 스크롤없이 서핑을 할 수 있었다. 웹서핑용으로 본다면 자울은 PDA중 거의 최고라 할 수 있다. 요즘 PPC 최신모델들도 VGA해상도를 가지고 있으나 브라우져의 한계도 있고, 키보드도 없다. CPU가 더 빨라서 로딩속도는 약간 빠를지 모르지만....

PIMS용도로 본다면 자울은 좀 아쉬운게 많은 기기이다. 프로그램 하나 띄우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 5초 이상이였던가... Palm이나 PPC에서 프로그램 띄우는게 거의 시간이 걸리지 않는것에 비하면 상당한 딜레이이다. PIMS용도로 사용할때 빠른 메모와 빠른 정보 출력은 상당히 중요한 점인데, 이점에서 자울은 한발 뒤쳐지고 있다. 그리고 당시에는 PC와 싱크하는것도 상당히 어려웠다. 내가 자울을 팔고 얼마뒤 싱크 가능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 나와서 상당히 아쉬웠지.

자울은 확장성이 뛰어나다. SD카드와 CF카드 슬롯이 하나씩 있어서 CF타입의 무선랜카드를 꼽아도, SD카드로 메모리 확장이 가능한 모델이다. 무선랜을 즐기면서 메모리가 없어 음악을 듣지 못하거나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못하는일이 없는 아주 강력한 머쉰이지.

키보드는 똑딱이 버튼으로 구성되 있다. 누르는감이 그리좋지 않지만 가벼운 노트를 할때는 쓸만하다. 손가락을 꼭 붙여서 쓰면 다섯손가락으로 타자도 가능하다. 하지만 양손으로 몸체를 쥐고 엄지고 타자하는게 편한 자세인것 같다.

무선랜을 사용하면 배터리는 상당히 짧아진다. 무선랜이 원래 배터리를 많이 먹는 기능이니... 서핑을 하면 한 2시간 가까이 사용가능하고 서핑하지 않으면 4시간 이상 갔던걸로 기억된다. 배터리 성능도 상당히 좋은 녀석.

이녀석의 또하나 장점은 에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한 게임들이다. 에뮬레이터를 이용하면 이녀석은 게임기로 변신을 해버리지. 그리고 클래식 게임인 둠1과 2도 잘 돌아간다. 예전 펜티엄1 100Mhz 컴퓨터에서 돌리던 게임이 이 조그만 PDA에서 쌩쌩히 돌아가다니... 감동이였지.

여러 장점이 있지만 주 PDA로 사용하기에는 좀 아쉬워서 TG50이 미국에서 건너오면서 장터로 나간 녀석이다. 요즘 들어 다시한번 구매해 보고 싶어진다. 후속모델인 760을 한번 구해볼까나... ^^
2005. 3. 4. 23:41

Mac OS로의 귀환...

Mac OS로 오랜만에 돌아왔다. 회사에서도 윈도우, 집에서도
윈도우. 윈도우에 큰 불만이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같은
시스템을 매일같이 사용하다보면 식상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집에서는 Mac OS를 사용하기로 결심하고 Powerbook을
구매하였다.



고등학교때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던 맥킨토시였지만 대학교에서
컴퓨터 싸이언스를 전공하면서 윈도우 시스템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다가 졸업후 윈도우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면서
맥과는 작별을 하게 되었다. 2002년 졸업이니 3년만에 맥으로
돌아오게 되는것이군.

이번에 새로 나온 신형 Powerbook이다. 1.5GHz의 G4 프로세서에
512 DDR RAM에 슈퍼드라이버 (DVD Writer)를 장착한 고성능 랩탑
이다. 사양은 막강한데... 사용자가 익숙하지 않아서 제성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Mac을 한동안 사용하지 않다보니 프로그램을 어떤걸 사용해야
할지도 약간 막막하고, 프로그램은 어디서 구해야 할지도 막막하다.
조만간 Mac사용하는 사람과 만나서 프로그램 다 다운받아와야
할듯. 그렇게 한뒤 데스크탑 컴퓨터는 팔아버릴 예정이다. 돈은
얼마 받지 못하겠지만, 집에 컴퓨터가 몇대 씩이나 있을필요는
없지. 그리고 왠만한건 맥으로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싶다.

익숙한것에서 벗어난다는건 언제나 즐거운 일. 약간은 귀찮고
성가신일도 있지만, Mac OS에 적응하면서 맥의 묘미에 빠져
볼려고 한다.
2005. 2. 28. 13:33

PDA사용기 3탄, Pocket Loox 600

2년동안 사용해서 익숙하고 능숙한 Palm OS 환경을 떠나 마이크로소프트의Pocket PC OS(이하 PPC)를 사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SJ33모델용 영문 Palm OS가 나오는것을 기달리는것도 지루하였고, MP3를 넣기 위해서 한글 파일명을 영문으로 변경하는것도 귀찮았다. 그래서 SJ33을 팔고 구매하게된 모델이 Pocket Loox 600 이다. 나의 3번째 PDA.


(크래들 위에 올려져 있는 포켓 룩스의 모습. 상단에 CF 슬롯에는 무선랜카드가 꼽혀있다.)


주변에서 PPC사용하는 동료나 친구들이 있어서 잠깐 사용해보기는 했으나, 직접 세팅해 보면서 사용하기는 처음이였다. 2003년 초 KT Nespot이란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판촉하기 위해서 PDA를 20개월 무이자 할부로 판매한다는데 혹해서 그냥 구매해 버렸다. 그 덕에 그 할부금은 지난달에 끝이났다. 얼마 안되는 돈이였지만 긴 기간동안 낼려니 정말 지겨웠다. 그 뒤로는 장기 할부는 잘 안하고 있지.

스펙만 보자면 이녀석은 다른 최신 PDA에 뒤지지 않았다. 당시 최강의 모바일 CPU였던 Xscale 400MHz을 장착하였고, 램도 64메가, 블루투스 내장에 무선랜카드 제공. SD와 CF 카드로 메모리 확장 가능. 마이크 내장으로 녹음가능, 사이드의 조그버튼의 편의성, 기타 등등... 훌륭한 스펙을 자랑하는 녀석이였다.

외관도 이쁜 디자인은 아니지만 손에 잘 잡히는 유선형 모양의 바디에 흠집에 강한 재질이였다. 한마디로 책상위에 아무렇게나 던저 놓아도 흠집이 나지 않아 사용하기 편했다. 클리에의 경우에는 흠집에 약해서 모시고 살아야하는 단점이 있었는데, 이넘은 맘편하게 사용하기 좋았지.

하지만 단점도 많이 있었다. 약간 큰 사이즈에 비해서 작은 스크린. 거기에 스크린에서 나는 초음파 소리. 그리고 많은 기기에서 액정 떨림 현상을 보여주는 아쉬움이 있었다. 나의 Loox는 다행히도 액정 떨림 현상은 없었다. 그리고 스크린 하단에서 백라이트를 쏘아주는 구형방식의 스크린을 택한것도 아쉬운 점이였다. 이런 구형방식의 경우 고르게 밝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기존의 Strong Arm보다 클럭 스피드는 2배가 빠른 Xscale CPU를 장착했지만 그 CPU의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PPC 2002 OS가 아쉬웠다. OS가 제대로 지원을 해주지 못하니 오히려 Strong Arm보다 못한 성능을 보여주는 난감한 상황까지 발생해 버렸지. 그덕에 상당히 버벅대는 퍼포멘스를 보여줘서 아쉬웠다.

하드웨어 최적화가 안된 기기는 PPC의 여러 장점을 살려주지 못하였다. 반응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은 스크린에 CPU까지 버벅이니 PPC의 최대장점중 하나인 동영상 플레이어 기능을 살려주지 못했고, 무선랜카드를 이용한 웹서핑 역시 원활한 로딩속도를 보여주지 못하였다. 웹서핑이야 저해상도에서 별로 유용한 기능은 아니지만 동영상 제생능력 저하는 참아주기 힘든 단점이였다.

Xscale CPU의 성능을 제대로 발휘해 주는 PPC 2003이 그 해 하반기에 나온다고 하였지만, 그걸 기달리기는 너무 지루했다. 그러던중 저렴한 가격에 Zaurus가 장터에 올라온것이였다. 리눅스 OS를 탑재한 Zaurus 말이다. 나는 두번생각할것도 없이 서울대역까지 가서 구매해왔고, 다음날 Loox는 헐값에 팔아버렸다. 상당히 돈이 아깝기는 했지만, 그래도 리눅스 OS를 탑재한 자우르스를 구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사람들이 PDA크기의 미니 컴퓨터라 칭하는 자우르스. 하지만 구매할때만 해도 PDA용 리눅스 OS가 Palm이나 PPC보다 세팅이 쉽지 않다는 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

4탄에서는 Zaurus C700에 대해서 적어보도록 하겠다.
2005. 2. 14. 09:37

로봇형 다마고치, Pino




9800원에 걸어다니는 다마고찌정도의 로봇이랄까.
지훈이가 4개 이상 구매면 배송료 공짜라고 사람들
끌어 모으길래 나도 하나구매했던 제품.


AA형 건전지 2개 먹고 아주 천천히 걸어다니는 녀석이다.
양쪽귀에 버튼이 달려있어 눌러주는걸로 놀아줄수 있다.
삐지기도하고, 좋아하기도 하고, 기타 감정 표현을 '삑삑'
소리와 눈에 있는 빛으로 이야기 해 준다. AA형 건전지
2개로 한달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백업 건전지가
없어서 매달 건전지를 교환해 줄때 그 동안 학습된 내용이
리셋되어 없어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지. 제작사에서는
매달 새로운 Pino를 키울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푸훗~~


하루 가지고 놀고 창가 선반에 지금까지 진열되어 있는녀석.
싸다고 이걸 왜 샀는지... ㅋㅋ
2005. 2. 11. 17:46

PDA사용기 2탄, Clie SJ33/j

대전의 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정식으로 산업기능요원으로 서울의 기업에서 일을 시작한 2003년. 그 때 깔끔한 디자인으로 출시된 SJ33에 나는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디자인도 이쁘고 흑백 스크린인 S320이 지친 내 눈에 상큼한 고해상도의 컬러액정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거기에 재밌는가게(funshop)에서 저렴한 가격에 3개월 무이자 할부로 공구를 한다는 이야기에 냉큼 질르고 말았다.


초반에 지른덕에 빠르게 받아볼 수 있었다. 처음 받아본 녀석을 흥분된 마음에 열어보기 시작했다. 아래 사진들은 박스 개봉하면서 찍은 사진이다. 리뷰 써볼라고 2년전에 세심하게 많이 찍었던 사진이였는데... 이제서야 써먹다니... -_-







드디어 모습을 들어낸 SJ33. 검정색 모델이다. 커버와 바디가 상당히 고급스럽다. 다만 흡집에 좀 약한게 단점이다. 번쩍번쩍하지만... 그냥 다루면 흠집이 슈르륵 나버리는...










사이드에는 홀드 버튼, Back버튼이 추가된것을 알수 있다. 사실 이전 라인업에도 있던 버튼이다. 다만 최하 기종이었던 나의 S320에만 없었던... ㅜ.ㅜ Back버튼이 없던 기종을 사용하다보니 자연히 핵에 많이 의존하게 되었고, 핵을 통한 그래피티 스왑으로 백버튼을 대신하는것에 익숙해져서 백버튼은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그건 차 후 TG50, NX80등의 다른 클리에를 사용할때도 마찬가지 였다. 조그버튼은 조금 뻑뻑한 감이 있었으나 사용하다보니 편하게 풀리었다.





충전중인 SJ33의 모습. 제일 흠집이 많이 나는 부분이 저 은색 테두리 부분이다. 별로 건들지도 않았는데 팔때 보니 흠집이 좀 나 있어군. 역시 그냥 바지에 넣고 다닐 녀석이 아니다.





내장된 이어폰의 모습. 상당히 싸구려인 녀석에 그나마 볼륨 콘틀로러만 달아놓은 녀석. 테스트로 한번 사용한뒤 당시 애용했던 베이스 빠방인 소니 848로 음악을 들었지.












S320과의 비교샷 모습. 전체적으로 S320보다 사이즈가 작다. 하지만 MP3등의 기능 추가로 무게는 더 무거웠다. 밤에 S320으로 책 읽을때는 전혀 무겁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으나 이녀석은 묵직하게 느껴지더군.





메모리스틱과의 비교사진. 앞으론 이녀석으로 음악듣고 다닌다는 생각에 128메가짜리 메모리스틱도 구매했었다. 남대문을 돌아다니면서 8.3만원에 구매했던 기억이 아는군. 8.3만원이면 지금은 최신형 512메가를 구매할 가격인데... 2년 동안 메모리 용량이 4배 늘었다고 해야 할려나...


SJ33. 심플한 디자인에 마음에 드는점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 구매한지 한달도 되지 않아서 판매해 버렸던 기종이다. 우선 플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팜을 사용하기 위해서 플립을 들어올리는게 번거롭게 느껴졌다. 이전에 사용하던 S320의 경우 바지 주머니에서 꺼내서 바로 버튼 누르고 사용했었는데, 이녀석은 한단계 거친다는게 좀 불편하더군. 신속한 메모가 중요한 기능중 하나인 나의 PDA 용도에서 좀 불편하게 느껴지는 점.


음악기기로써도 좀 약했다. 소니 MD를 사용하던 (MZ-R55) 나로써는 클리에의 베이스가 너무 약하고 밋밋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옆의 사이드 조그로 조정하는것도 좀 불편했고. 그리고 음악을 넣을때 한글을 인식하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제목을 다 영어로 변경해야 하는것도 큰 불편이였다. 주력 음향기기로 사용하기에는 문제가 많았던 기계.


액정은 정말 쨍하고 좋았다. 해상도도 좋았고, 화면은 밝았다. 사진을 넣으면 깨끗하게 볼 수 있었다. 거기에 키노마로 변경된 동영상을 보는것은 정말 신기한 일이였다. 짧은 무비 클립을 키노마로 Palm용으로 변경해서 봤을때는 정말 경이롭게 느껴졌다. (MQV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거였지만... ^^) 320X320의 고해상도 스크린도 만족스러웠다. 코믹구루로 만화책도 읽을 수 있었고, 말로만 듣던 고해상도 폰트를 설치해 보기도 하였다. (여담이지만 고해상도 폰트도 나에겐 그렇게 이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마르체는 정말 명작인것 같다. 저해상도에서 그렇게 보기 좋은 폰트를 만들어 내다니... 오마르님 짱~~!!)


이녀석의 CPU는 66Mhz로 전에 사용하던 녀석보다 두배나 빠른 클럭 스피드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많은 리소스를 필요치 않는 팜 어플리케이션들에서 별로 스피드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다. 다만 비쥬얼드 게임을 할때는 게임 진행이 좀 더 부드럽고 빠르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Palm OS가 참 대단한것 같다. 고성능의 CPU가 아녀도 별 무리 없이 잘 돌아가니... ^^


이녀석을 팔아버린 결정적인 이유는 일본어 버전의 OS였다. 모델명에서 알수있듯이 이녀석은 일본어 버전이였다. (SJ33/j <- j는 Japan) 하지만 많은 한국 클리에 유저들이 그랬듯이 잭 스프랫이란 어플리케이션만 나오면 OS를 영문으로 변경할 수 있었다. 하지만 SJ33을 지원하는 잭 스프랫은 한달이 지나도록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CJK OS로 그럭저럭 한글을 볼 수 있게 설정했지만, 많이 불편했다. 그래서 S320을 같이 가지고 다니면서 음악과 Ebook은 SJ33으로, 일정관리 및 메모는 S320으로 하는 굉장히 불편한 PDA Life가 시작되었지. 스케쥴이 이쪽 저쪽 엇갈리던때도 있어 일정관리가 엉망이 된적도 있었다. 그 불편함에 스타일러스도 구매한지 3주만에 분실해서 화김에 판매해 버린것이다. 잭 스프랫은 그 후 5월달에나 출시되었던걸로 기억한다. 팔아버리길 잘했지...


이녀석을 팔아버린뒤 바로 Fujitsu에서 나온 Pocket Loox 600을 구매하였다. Palm에서 벗어나 Pocket PC를 사용해 보고 싶은 마음도 굴둑 같았고, 고사양의 좋은 스펙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구중이였던 이녀석에게 많이 끌렸지. 하지만 그게 기변병의 시작이란건 전혀 예측하지 못하였다. ^^;;


처음으로 사용해본 고해상도의 컬러액정인 SJ33. MP3 플레이어 기능에 심플하고 이쁜 디자인이 눈을 끌었다. 하지만 몇가지 내가 사용하기에 불편한 단점덕에 팔려버린 아쉬운 기계이다. 꽤 매력적인 기계였다고 생각한다. 영문 OS를 깔았다고 가정한다면 8점 정도 주고 싶은 기계이다.
2005. 2. 5. 00:24

A4로 만든 CD케이스




A4용지로 CD케이스를 만들다니... 사무실 책상위에 널린
A4 이면지로 케이스나 만들어 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