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15. 20:41

7번째 배낭여행

최근 일년은 회사에서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슬럼프에 빠진 시간이였던것 같다. 뭔가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필요하고, 휴식도 필요했다. 그래서 연차를 몰아 3주간 휴가를 냈다.

처음 배낭여행을 해본건 대학교 2학년때 정훈이, 태석이와 밀레니엄을 유럽에서 보내자는 취지로 갔던 유럽배낭여행이다. 그 이후 종영이와 중국여행을 했고, 홀로 페루 여행, 세계일주, 동남아 여행, 일본 간사이 지역 여행등을 이어 이번엔 스페인으로 떠났다.

여행지를 스페인으로 결정하게 된건 정훈, 중훈이가 Ibiza섬에서 오랜만에 같이 놀자는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이왕 가는김에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스페인 남부도 돌아볼겸 해서 나는 2주 먼저 출발해 Ibiza섬에서 뭉치기로 했지. 

7월 8일 금요일. 출발 당일이여서 회사에 연차를 낼까 했지만, 처리할 일들이 남아서 출근을 했다. 좀 일찍 퇴근할려고 했는데... 이럴땐 꼭 끝까지 일이 생긴다. 팀원에게 파일을 넘겼는데, 열리지 않는 현상. 
짐 하나도 챙기지 않은 상태여서 마음이 약간 다급해 지더군. 이상하게 계속 깨져서 그냥 PDF 파일로 변환해서 넘겼다. 양이 얼마 안되니 알아서 처리하겠지. 

집에 돌아와서 가방에 옷가지를 가볍게 챙겨서 나섰다. 3주 여행이니 최소한으로 배낭을 꾸렸지. 밖에는 비가 많이 오고 있다. 버려도 될만한 우산을 챙겨서 집을 나섰다. 공항버스에 몸을 싣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뭔가 휴식에 들어간다는 기분이 들더군. 그렇게 나의 7번째 배낭여행은 시작되었다.

2010. 7. 6. 15:53

기억에 남는 여행 이동 구간

오불당 게시판들을 둘러보다 보니 스리나가르 관련 정보 글이 있고, 그 글을 보다보니 나의 기억에 인상적으로 남아 있는 스리나가르 - 레 구간 이야기도 있었다. 웅장한 자연에 순박한 표정의 아이들이 머리속에 떠올랐고, 그래서 여행 사진들 둘러보면서 기억에 남는이동구간들을 추억하면서 이글을 적어본다.


1. 아디스 아바바 - 나이로비

빠르게 움직이면 3일이면 이동이 가능하지만, 선거 연휴와 더불어 5일 넘게 걸린듯 하다. 아디스 아바바에서 구닥다리 버스로 이틀동안 이동. 버스의 상태는 엄청 낡았지만 길상태는 그 럭저럭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국경을 넘어 케냐부터 사태는 급변. 일단 버스가 아닌 트럭. 트럭 뒤에 앉아 여행하는로망이 있어서 얼른 올라탔지만, 도로는 비포장 도로도 아닌 자갈길... ㄷㄷㄷ 엄청난 흔들림에 몸을 이곳저곳 부딪히기 시작. 등에 피멍 좀 들고, 흙먼지는 정말 4mm 정도는 쌓인듯. 가방안 깊숙한 곳까지 모래가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

케냐 첫째날 머무른 마사빗의 숙소는 물도 모자란 상태. 얼굴에 쌓인 먼지만 겨우 씻어내고 저녁 식사하고, 맥주한잔하는데, 그 맛은 정말 죽음. 

하지만 다음날... 대통령 선거로 인해 버스가 운행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하게되고... 다른 여행자들과 그냥 넉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때마침 랜드크루져로 이시올로까지 대려다 준다는 말을 듣고 흥정해서 이동하게 되었다. 비포장도로도 랜드크루져로 달리니 이렇게 편할수가 없더군. 다만 12명이 SUV에 낑겨 타긴 했지만... 어둠속에서 잠시 쉬는데 하늘가득 차있던 별들은 잊을수가 없다.

그 다음날도 버스가 없다는 이야기 들었다가 또 갑자기 나타난 버스를 타고 다시 이동. 그 날 오후 나이로비에 겨우 도착했다. 어찌나 기쁘던지... 길도 힘들었고, 선거 연휴로 발 묶일뻔도 하고... 쉽지 않았던 코스였다.
 


2. 레 - 스리나가르

위험하다 고 다들 꺼려했던 구간. 더군다나 100배 즐기기에서도 가지 말라던 구간이였다. 나도 조금 고민했지만, 레에서 내려갔다가 도로 스리나가르로 가기도 그렇고 해서 그대로 이동하기로 결심. 로컬 버스로 이틀 이동하는 코스다.

버스타서 보니 승객은 한국 누나 한명, 이스라엘 친구 몇명. 그리고 나머진 현지인들. 이 구간이 기억에 남는건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순박한 아이들의 표정 때문. 특히 초반의 상막한 자연의 풍경에서 어느순간 푸른 초원의 풍경으로 바뀌는데 참 신비스러웠다. 그리고 첫째날 점심 먹고 마을 잠시 돌아보는데, 아이들이 나한테 사진찍어달라고 한다. 디카로 찍어서 보여주니 너무도 행복한 표정으로 미소짓는데, 그 미소가 잊혀지지 않는다. 휴대용 프린터가 있었으면 한장씩 뽑아주고 싶었다. 

이 길을 다시 갈수 있다면...



3. 바하리아 - 시와

카이로에서 민박집 누님이 알아봐 주셔서 운 좋게 바하리아에서 바로 시와로 이동하는 코스로 사막 투어를 할 수 있었다. 바하리아 사막의 풍경도 아름다웠고, 사막에서 먹었던 밥도 정말 맛있었다. 숯불구이 치킨에 리조토 비슷하게 만든 밥과 토마토를 즉석으로 끓여서 만든 소스... 동행의 코멘트가 기억에 남는다. "치킨이 퍽퍽하지 않다는걸 이제 알았어!!"

바하리아에서 시와로 다음날 이동하는데, 사방의 사막. 제대로난 길도 없고. 중간중간 작은 오아시스. 오아시스 주변의 독특한 꽃과 풀들... 중간중간 쉴때 사막을 거닐며 빠지는 사색. English Patient의 한장면도 떠오르고...

밤에 시와에 도착해서 하루종일 이동하면서 피곤한 몸을 온천에 들어가 푸는데... 별아래서의 온천은 정말 최고였다.


그 밖에 라싸-카트만두, 우유니 사막, 마날리 - 레 구간이 기억에 남는다.

여러분은 어느 이동 구간이 기억에 남으신지요?


2008. 7. 29. 22:25

15개월만의 집

2007년 4월. 지구를 한바퀴 돌아보겠다고 비행기타고 서쪽으로 출발한 시간.
그로부터 15개월이 지났다. 서쪽으로 가서 대서양, 태평양을 건너 집에
돌아오겠다는 계획만 가지고 출발한 여행. 예상보다 잘 풀렸고, 큰사건 사고
없었던 여정. 운이 너무 좋았는지.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접했고, 아름다운 자연 명소에서 책읽으며 나만의 시간도
보냈다. 그리고 세계의 끝도 보았다. 마지막으로 동남아에서 쉬다가 일본찍고
집에 귀환한다는 계획은 무산되었지만, 귀국행 비행기에서 나는 충분히 만족할만한
여행이였다고 느꼈다.

15개월 동안 30여개국. 짧은 곳은 몇시간만에 나온 나라도 있고, 긴 곳은 석달
있던 나라도 있었다. 아시아에서 시작, 터키에서 유럽대륙 발만 밟고, 아프리카
남미, 중미를 여행하고 돌아왔지. 이제 남은 대륙은 오세아니아 뿐인가?

집에 돌아왔다. 한국에 돌아왔다. 여전히 분주한 도시의 모습이 나를 맞이하더군.
그런 도시의 모습을 보니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꿈같던 시간이 끝났다는게
느껴지더군. 비행기에서 조차 느껴지지 않았는데... 몸조리 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나만을 위해서 사용한 15개월. 너무도 즐거웠고, 의미있었던 시간이였다. 나에게는
늘 약간은 궁색했던 나. 그런 내가 나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 아니였을까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남미 파타고니아 핏츠로이산에서의 모습)
2008. 3. 7. 12:53

End of the World

I am at the end of the world.
It took me 11 months to get here.
It´s been long time but less than a time
which earth goes around the sun.

Now I am heading back.
Heading back to the real life.

2007. 9. 12. 00:45

칼리마바드의 밤

User inserted image


기분 좋게 싸늘한 기운이 감도는 저녁. 숙소 발코니에 있는 벤치에
누워 하늘을 본다. 산으로 둘러 쌓인 하늘. 그 사이로 별들이 꽉 차
있다. 밝은 별, 좀 덜 밝은 별. 모두 아름다운 빛을 내뿜는다.
이어폰으로 Black & Jones의 Night Fly를 듣는다. 마음을 들뜨게 하는
별빛과 몽환적인 음악. 괜히 들뜨는 밤이다.

여행을 떠나기전 Vandy 사람들과 모여 술한잔 할때 중훈이가 물었다.
사진으로 봐도 똑같은거 뭐하러 돌아다니느냐구? 그때 나는 그저
사진이랑 직접가서 보는거랑 어떻게 같냐고 애매모호하게 대답해
버렸지. 사실 지금까지의 여행이 그랬다. 사진으로 보는거와 별반
차이 없었던 여행. 하지만 이번 여행은 뭔가 틀리다. 가고픈 곳에 가서
원하는 만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고, 방문한 곳의
구석구석을 누비기도 하고, 경치 좋은곳에 앉자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면서 방문한 곳을 충분히 느끼고 있지. 사진으로는 절대 느낄수
없는, 경험할수 없는 것. 그래서 나는 지금 여행을 하고 있다.



- 파키스탄 훈자지역의 칼리마바드에서 쓴 일기
2007. 9. 3. 01:59

여행의 첫번째 챕터가 끝났다.

여행의 첫번째 챕터가 끝났다. 중국에서 시작해서 네팔, 인도, 파키스탄을 돌았다. 회사일이 있어 8월말에 미국에 들어와야 했었는데, 그 전에 한챕터를 마무리 지어서 다행이다. 지금은 미국 워싱톤에 넘어와서 쉬고 있다. 무론 회사일좀 보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그 만큼 남는게 많았던 여행이였다. 중국 성도행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 아니 인천공항 버스에 오르는 순간 왜 고생을 돈 내면서 할려고 하나... 생각이 들었섰지. 중국에서 여행하면서 1년 동안 계속되는 여행을 버텨낼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곧잘 들곤 했다. 하지만 티벳에 도착하면서 부터 자신감이 붙기 시작하더군. 티벳과 같이 멋진 지구 곳곳에 퍼져 있는 문화와 자연을 돌아 본다는 생각에 흥분도 들었고 나와 같은 많은 여행자들이 시시각각이동하고 있다는 생각에 외로움이 사라졌다. 이때부터 이번 여행에 대한 자신감과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지.

중국 여행은 상당히 아쉬움이 많았다. 성도에서 시작한 이유였던 구채구를 기차스케쥴과 맞지 않는 관계로 보지 못하고 떠났고, 티벳에서도 생각했던 일정보다 짧게 돌아보고 네팔로 넘어가게 되었지. 그래도 성도에서 계획에 없던 어메이산을 둘러보고, 또 Mix Hostel에서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서 좋았다.

중국에서의 일정이 짧아졌다면, 네팔은 오히려 일정히 길어져 버렸지. Trekking 포함해서 2주 정도 잡았던 나라였는데, 여차여차 밍그적 거리다 보니 한달이나 머물게 되어버렸다 티벳 고원에서 춥고, 두통에 매일 시달리다 따뜻한 카트만두에 도착하니 기분이 그냥 좋아져 버렸지. 카트만두에서 일주일 넘게 쉬면서 지내는데 그냥 좋았다. 몸 좀 추스리고 trekking을 위해 포카라로 향했지. 원래는 일정 때문에 trekking은 접고 그냥 관광이나 할려고 했는데... 가보니까 그렇게는 못하겠더군. 안나푸르나를 앞에 두고 어찌 그냥 갈까. 그래서 제일 긴 라운딩 코스를 돌았지. 너무도 좋았던 16일이였다. 그 후 카트만두로 돌아가 파키스탄 비자 받고, 룸비니에서 조금 쉬다가 인도로 넘어갔다.

인도. 첫인상은 드러웠다. 국경지대의 막나가는 버스 직원들. 아주 돈 뜯어 낼려구 작정한 불량배들 만나 기분 드러웠지. 사실 인도사람들중 좋은 인상 받은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고 대개는 귀찮고 짜증나고 돈 뜯어낼 궁리만 하는 사람들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 사람들만 잔뜩 만났지. 그래도 그런 사람들이 인도여행의 매력중 하나일 것이다. 물론 짜증나지만 때론 그런 사람들 상대하는 재미도 이긴하지.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나라.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나라. 두달 반 동안 인도 재밌게 돌았다. 물론 찌는듯한 더위속에서 고생 좀 하긴 했지만...

파키스탄. 인도와 같은 민족이지만 종교가 틀리다. 이슬람교도들이지. 그래서 사람들 성격이 많이 틀리다. 인도에 비하면 매너도 좋고, 바가지도 훨씬 덜하지. 거기에 카라코람 하이웨이의 웅장한 모습. 회사일만 아녔으면 한달정도 머물 나라였지만, 다음번에 다시 올것을 기약하면서 2주 머물고 미국을 넘어갔다.

미국에서는 9월 중순까지 있을 예정이다. 일 마치고는 이집트 내지 터키에서 두번째 챕터를 시작할 예정. 아마도 이집트가 될 것 같다. 미국에서 맛나는 것 많이 먹고 몸 보신 해서 무더운 중동 아프리카에서 여행 멋지게 마치도록 하자.
2007. 8. 6. 00:15

City of Joy

인도 꼴까따에 와 있다. 식민지 시절 이름인 캘커타로 알려져 있는 도시. 초딩 시절 감동적으로 본 영화 'City of Joy'때문에 와본 도시이지. 다들 볼거리 없는 곳이라고 비추했지만, 어린시절 본 영화의 장소를 방문해본다는 의미로 와 봤다.

깨끗한 도시이다. 가이드북에는 가난에 찌든 도시라고 해서 인도에서도 아주 최하급 대도시로 상상하고 있었는데, 중심가는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되어있는 느낌. 물론 구석구석 누비고 다닌건 아니여서 깨끗한 도시라고 내가 단정짓긴 어렵다. 암튼 마음에 드는 도시이다. 영국의 냄새도 나고, 사람들 매너도 델리, 바라나시에 비해 더 좋다.

여기서 일주일정도 머물고 있다. 원래는 3일정도 있다가 델리로 떠날 계획이였는데, 봉사활동 시작하다 보니 금방 떠나기 너무 아쉽더군. 노벨상 수상자이신 테레사 수녀님이 세우신 봉사활동 선교회를 통해서 활동 중이다. 고아원부터 시작해 노인 돌보는 곳, 병자들 수발 드는 곳 까지 다양한 활동을 해볼 수 있는 곳이다. 그 중 나는 깔리 가트에 있는 병자 수발 드는 곳에서 일하고 있다. 상당히 심한 상처를 가지고 계신분들도 많고, 하루에 한두분 돌아가실때도 있는 곳이다. 뼈까지 보이는 깊은 상처 치료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조하면서 보는데, 정말 안스럽지. 전쟁터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환자들이 나오는 건지... 그리고 그들에게 가는 의료 해택이 너무도 없는게 아쉬웠다.

세계 각국에서 날아온 봉사자들과 함께 봉사하는데 정말 대단하신 분들 많으시다. 일주일 예정으로 오셨다가 1년 반 동안 활동중이고, 3년 채우시고 한국 돌아가신다는 아저씨. 인도갈 돈만 모이면 여기 오셔서 몇개월씩 봉사하고 가시는 독일아저씨. 그리고 여기 공부하시러 오셨다가 머물게 되신 한국 수녀님. 그리고 봉사자들도 와서 몇달씨 머물며 봉사하는 분들이 많으시다. 그리고 그들 일하는 모습 보면 정말 열정적이고 정성을 다하신다. 정말 배울게 많은 곳이다.

City of Joy. 이런 분들이 있어 이 도시가 약간은 기쁨에 차 보이는군. 떠나기 전에 인력거 한번 타 봐야겠다.
2007. 5. 27. 22:37

안나푸르나 라운딩 성공!!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16일 동안 마쳤다. 기분 좋군. 16일 동안 히말라야 산맥속을 누비며 트레킹 했지. 경치도 너무 좋았고, 날씨 운도 많이 따라줬다. 일정 중 시간내서 가본 틸리초 호수도 너무 좋았고.

User inserted image


이제 16일간의 트레킹으로 많이 피곤한 몸을 추스리고 엄청 덥다는 인도로 향한다. 인도여, 기다려라!! 내 땀을 바케스로 흘린다 해도 견디며 누비마!!
2007. 5. 2. 00:31

한국의 무거운 인터넷이 미워지는군.

외국에서 접속하기에 너무도 무거운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들. 흑 인터넷 뱅킹으로 점검 좀 할려고 하는데... 접속하기 너무 힘들군. ㅋㅋ

오늘 티벳을 넘어 네팔에 도착했다. 여기는 파티 분위기군. 티벳 고원을 힘들게 여행하다 여기로 오니 흥겹고 좋다. 근데 좀 덥군.
2007. 4. 23. 12:55

티벳에 무사히 진입했다~~ 야호!!

티벳에 무사히 진입했다~~ 야호!!